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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행작가 윤정인 May 18. 2019

사랑스러운 도시, 시라쿠사(Siracusa)의 첫인상




시칠리아에서 두 번째 거점으로 삼은 시라쿠사(Siracusa)에 왔다. 돌이켜보면 시칠리아에서 가장 생각나는 도시다. 특별히 화려하거나 볼거리가 많은 건 아니었지만,  마냥 사랑스러운 곳이었다. 해가 떨어지는 바다에 앉아서 그냥 바라보고만 있어도 좋았던 곳. 카타니아에서는 다소 쓸쓸했는데, 여기서 그런 기분을 날려버릴 수 있었다. 






시라쿠사 대로변이나 거리에서 흔하게 볼 수 있었던 오렌지 나무. 






Chiesa di San Tommaso al Pantheon.

숙소 근처에 있던 교회.  문은 항상 닫혀있어서 들어가 보진 못했다.





카타니아보다 남쪽에 있는 시라쿠사. 카나티아에서는 쌀쌀함이 느껴졌는데, 여기 오니 한결 따뜻하다. 

시칠리아에서는 조금 덥다 싶으면 무조건 젤라또 가게에 들렀다. 

이날 선택한 조합은 치즈크림, 레몬, 티라미수였는데, 티라미수 때문인지 달아도 너무 달다. 

최고의 조합은 역시 레몬과 피스타치오다. 






시라쿠사 관광 지역은 크게 두 곳으로 나눌 수 있다. 시라큐스 내륙과 바다 위에 있는 오르티지아섬(Ortigia). 

내륙이 훨씬 크지만 볼거리는 고고학 공원 외에 많지 않고, 오르티지아섬이 주요 관광지다. 

고고학 공원은 시간 여유가 있을 때 보기로 하고. 첫날은 가볍게 오르티지아 섬을 돌아보기로 했다. 






▼ 시라쿠사 숙소는 어디에 잡을까? 








산타루치아 다리(Ponte Santa Lucia)

섬이라고 하니 거창하지만, 다리 하나만 건너면 바로 오르티지아 섬으로 들어갈 수 있다.




다리 옆에는 정박해있는 보트가 많다. 보트 투어도 할 수 있다고 했다. 






다리를 건너면 나오는 판칼리 광장, Piazza Emanuele Pancali. 

여기서부터가 오르티지아 섬 관광의 시작이다. 관광객이 매일 북적이는 곳. 레스토랑과 기념품점부터 샵까지 모든 가게들이 모여있다. 선글라스나 스카프. 기념품 같은 걸 파는 가판도 있고,  아침 일찍 가면 장이 열리는 풍경도 볼 수 있다.








광장에서 제일 눈에 띄는 건 아폴로 신전(Tempio di Apollo)이다. 

기원전 4세기에 지어진 건축물이라고 하니, 시라쿠사가 오래된 도시라는 걸 체감할 수 있다. 

터와 기둥 등 건물의 흔적만 남아있지만, 벽이 온전히 남아있는 곳도 있어 그 시절 웅장했던 모습을 짐작할 수 있었다. 








번화가를 지나쳐 바다로 이어진 길을 따라 걸었다. 다른 도시의 바다와 다른 건 바로 앞에 넓은 광장이 있어서다. 가족, 연인, 혼자인 모든 사람들이 이곳을 산책하거나 바다를 바라보고 있었다. 시라쿠사에서 내가 제일 좋아했던 길이기도 하다. 인상적인 풍경은 바다를 바라보며 두꺼운 책을 보고 있는 사람. 그 모습이 자유로워 보인다.








카타니아에서 간단한 아침만 먹은 터라 끼니 먼저 해결하기로 했다. 열심히 손님을 부르는 레스토랑에 한 곳에 들어가 피자를 주문했다. 삶은 계란, 완두콩, 올리브, 버섯이 토핑으로 올린 피자. 맛은 그냥 그랬다. 밖에서 심하게 호객 행위를 하는 레스토랑은 모조리 다 실패했다. 








바닷가를 따라 계속 걸었더니, 작은 정원이 나온다. 아레투사 정원(giardino aretusa). 

나무가 많은 평범한 공원이었지만, 엄청나게 오래된 거대한 나무가 있어서 볼만했다. 






    바로 옆에는 아레투사의 샘(fonte aretusa)이 있다. 얼핏 보면 평범해 보이는 연못이지만, 신화의 나라답게 여기에도 전해지는 이야기가 있다. 숲 속의 님프인 아레투사가 강의 신 알페이오스 구애를 피해 도망치다가 지하수로 변해 시칠리아의 시라쿠사까지 흘러들어와 이곳의 샘이 되었다는 설이다. 시칠리아 어디에건 그리스 신화의 전설이 숨겨져 있는 곳이 있어 보는 재미를 더한다. 






아레투사의 샘을 지날 수 있는 길은 샘을 중심으로 두어 갈래로 나뉘어 있다. 바닷가를 따라 이어진 길.



그리고 바다 끝으로 이어지는 길. 카타니아에서 머물렀던 비앤비 호스트는 오르티지아 섬이 무척 아름답다고 했다.  '리틀 타오르미나'라고까지 했는데 비슷한 면은 있다. 바닷가를 볼 수 있고, 아기자기한 카페나 레스토랑이 많고, 관광객들이 북적이는 곳. 외형은 비슷했지만 느낌은 전혀 달랐다. 외려 몰타와 더 닮아있는 것 같다. 






바닷가를 따라 이어진 길. 이 길의 끝이 시라쿠사의 끝이다. 

반대쪽으로 돌아 나오면 바닷가의 또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바닷가를 마주하고 있는 멋진 성당, Chiesa dello Spirito Santo.

지진 때문에 무너진 곳에 바로크 양식의 건물을 지었다고 한다. 옆에서 본모습이 특이하다.











해가 천천히 지고 있는 시간. 발길 닿는 대로 골목 돌아다니기. 여행 중 가장 좋아하는 일이다.








바닷가 길에서 중심가로 골목길을 따라 들어오면, 무조건 두오모 광장(Piazza Duomo)으로 들어오게끔 되어 있다. 오르티지아 섬의 중심지로, 시라쿠사의 꽃이다. 영화 <말레나>의 배경으로도 유명하고, 바로크 양식의 건축물로 둘러싸여 있어 시라쿠사에서 가장 화려한 곳이다. 





두오모 광장의 두오모. 가장 아름답고 화려한 성당. 시간이 늦어서 입장할 수는 없었다. 

시간은 많으니 다른 때에 다시 와보기로 한다. 결국에는 몇 번이나 이곳에 왔는지 모른다. 




해 질 녘 두오모 광장. 강렬한 햇빛도 시라쿠사에서 내가 가장 좋아했던 것 중 하나. 해가 질 때면 도시의 모든 것이 노란빛으로 물들었다.











오르티지아섬에서 나오는 길. 갈증이 나 오렌지주스 한 컵을 주문했다.  3~4개 오렌지를 짜주는 것 같았는데, 3.5유로 정도 한다. 거리에 오렌지가 많아서 그런가.  오르티지아 갈 때마다 주스 한 컵씩은 꼭 마셨다.





숙소가 있는 신시가지로 나오는 길. 




    


숙소 근처에 케밥, 샌드위치 등 판매하는 부스가 있어서 샌드위치 하나를 사봤다. 들어갈 재료를 원하는 대로 골라서 넣어달라고 하면 된다. 닭고기, 버섯, 야채 이것저것 넣어서 5유로. 맛은 예상할 수 있는 그런 맛이다.



시라쿠사에서 첫날. 가볍게 한 바퀴 돌고 나니 더욱더 이 도시가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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