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그리고 Nov 20. 2021

월출산의 가을을 종주하다.

산림청선정 100대명산 산행기 제74화 월출산

호남의 금강이라는 월출산.

그 비경을 향해서 다시 무박 산행을 감행한다.

교통편이 좋지 않거나 시간적 여유가 부족할 때 감행하는 무박산행은 사실  극한체력을 요구한다.

배낭의 무게는 더욱 무거워지고 차에서 잠을 잔다고는 하지만 숙면이 이루어질리 만무하다.

그래서 그동안 하지않던 무박산행을 100대명산들 중에서 접근성이 좋지 않은 나머지 산들을 탐방하기 위해서 어쩔수 없이 활용하고 있다.



이번에도 수원역까지 아들이 태워다 주고 수원역에서 새마을호로 나주역까지 갔다.

나주역에서 천황사입구까지는 택시(30,000원).



새벽 4시에 산행을 시작했다.

야간 산행은 주변 풍광을 즐길 수 없는 결정적인 단점이 있다.

하지만 거기에대한 반대 급부도 있다.



가느다란 불빛 하나로 적막 속의 어둠을 뚫고 나아가는 호젓함과 마치 미지의 세계를 탐험이라도 하는듯한 긴장감, 그리고 아름다운 밤하늘 감상과 일출감상을 덤으로 즐길수 있다.

또 있다.

운이 좋으면 환상적인 새벽 운해도 만날 수 있다. 

그러나 오늘은 밤하늘의 별들은 볼 수 없었다.

오직 스산한 바람소리만이 아직 어둠이 더 많은 산 길동무를 해준다.



아직 어둠이 가시지 않아서 사진으로는 담지 못했지만 폭포아닌 폭포인 바람폭포 앞에 섰다.

50여분만에 도착한 어둠 속의 바람폭포는 물이 아닌 말그대로 바람만이 흐르고 있었다.



사실 바람폭포는 비가 내린 뒤에나 물이 흐르는 폭포다,

그래서 이름 또한 바람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어서 그렇게 부른게 아니라 바람계곡에 있는 폭포라서 그렇게 부르게 된 듯 하다.

그 바람폭포의 분위기를 깨뜨리는건 줄지어 올라가는 산악회 사람들이었다.

아직 어둠이 채 가시지않은 새벽, 나는 동트기를 기다릴겸 바람폭포 주변에서 아침을 간단히 해결했다.



바람폭포에서 다시 내려와 구름다리를 향해서 간다.

아름다움을 찾아가는 길은 항상 고행이 함께한다.

오늘도 그 진리가 발휘되는 모양새다.

바람폭포 삼거리에서 구름다리 올라가는 길은 수직에 가까운 계단을 끝없이 올라가야 하는 마의 구간이다.



계단에서 숨이 턱밑에 차면 숨을 돌리고 다시 오르기를 반복한다.

그러는 동안 동이 터오면서 가야할 길과 걸어온 길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월출산의 명물중에 하나인 구름다리가 나타났다.

붉은 구름다리와 붉은 단풍.

마침 새벽 운해와 어우러진 다리의 모습이 구름다리라는 이름에 걸맞는 신비한 풍경을 연출하고 있었다.



그 순간 멀리 눈길을 돌리자 날이 밝아오면서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있는 운해가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역시 운해는 야간 산행이나 새벽 산행의 별미다.



한편 그 운해의 반대편엔 월출산의 웅장한 암봉들이 그 위용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윽고 구름다리에 올라선 순간 방금 전까지 숨이차서 터질듯한 가슴이 이번에는 몽환적인 새벽 풍경에 가슴이 터질듯했다.

정말 숨막힐듯한 아름다운 운해가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운해는 마치 태양을 향해서 몰려가듯 서쪽에서 동쪽으로 부드럽게 흘러가는 장관을 연출하고 있었다.

마치 물결 같은 산그리메 사이사이를 부드럽게 넘나드는 운해.

그 풍경은 영락없는 한 폭의 잘 그려진 수묵화였다.



한폭의 수묵화같은 풍경은 시간이 지나고 날이 밝아 오면서 이번엔 환상적인 수채화가 되었다.

아무데나 카메라 들이대고 셔터만 누르면 한폭의 수채화가 완성되곤 했다.

그런 그림같은 풍경을 눈에 담고 카메라에 담고, 그러기를  1시간여.

그러나 정작  집에서 파일을 열어봤을때는 눈에 담은 풍경의 10분의1도 되지않았다.

아니 10분의 1이아니라 100분의 1도 되지않는다는 말이 맞을것이다.

어찌 나의 보잘것 없는 실력으로 100분의 1인들 담을 수 있을까?



아무튼 이제 산행의 시작이나 다름없는 시간인데 벌써부터 숨막히는 풍경들의 연속이다.

앞에서는 웅장한 암봉들이 빨리 오라고 손짓하고, 뒷쪽에서는 도도히 흐르는 운해가 반갑다고 손짓하는 황홀한 아침이다.



이제 구름다리를 지나 다시 오르고 또 올라야하는 암봉구간을 오른다.

그런데 나만 일찍 온게 아니었다.

많은 산악회들이 무박으로 온 모양이다.

이른 시간인데도 정체가 빚어질정도로 산객들이 많았다.

왁자지껄 입으로도 오르고 발로도 오르는 산악회 사람들 틈에서 나도 오르고 또 오른다.



오르는 중간에 뒤돌아 본 구름다리 풍경이다.

구름다리에 걸맞는 화려한 풍경이다.



그리고 구름다리 너머로 펼쳐진 운해다.

수많은 산들의 군무.

그 사이사이를 휘감아 도는 운무.

잔잔하면서도 생동감있는 운해의 아름다움에 잠시 취해본다.



고도가 높아질수록 운해는 더욱 아름다워졌다.

그 아름답고 압도적인 스케일 앞에서는 잠시 넋을 놓을 수 밖에 없었다.



이제 사자봉을 돌아서 천황봉을 향해서 간다.

구름다리에서 여기까지는 최고의 난코스 구간중에 한 곳인데도 별로 힘이 들지 않았다.

아니 힘이 들지 않는게 아니라 두고가기 아까운 풍경에 한눈을 파느라고  가다서다를 반복하기때문에 힘들 겨를이 없었다.



사자봉에 화사한 가을 아침햇살이 비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뒷쪽으로 겹쳐진 산그리메와 아침 운해가 다시한번 숨을 멈추게 했다.

수없이 많은 산행을 하지만 이런 풍경을 만나기란 쉽지 않다.

아무튼 복 받은 날이다.



사실 오늘 흐릴거라는 일기예보때문에 많은 기대를 하지는 않았다.

비만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램으로 산행에 임했는데 운해와 간간히 비추는 햇살까지 의외의 아름다운 풍경을 만나는 행운을 얻었다.



사자봉은 사자가 갈기를 세우고 있는 모습을 닮았다고해서 사자봉이라 불리게 된 봉우리다.

순수 암봉으로 전문 산악인들의 릿지등반코스로 유명한 봉우리이기도 하다.



또한 사자봉의 독특한 모습이 금강산의 어느 한 봉우리를 닮았다고 해서 소금강산이란 별명으로 불리기도 한단다.



뭐에 홀리기라도 한 듯 자꾸 뒤돌아 보게 하는 풍경을 뒤로하고 다시 천황봉을 향해서 간다.



이제 운해 풍경이 시야에서 사라지고 그대신 나의 눈 앞에는 월출산의 화려한 암봉쇼가 펼쳐졌다.

월출산을 왜 호남의 금강이라 일컫는지 이해가 되는 경이로운 풍경들이다.



오징어 바위(?).

원래 이름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도 작명을 하나 해본다. 



이제 정상부인 천황봉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 위용이 천황봉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풍경이다.



더욱 가까워진 천황봉.

마치 그림으로 보는 금강산 같다.

특히 내가 가야할 길이기도 한 천황봉으로 오르는 능선길이 지리산의 '연하선경'길을 연상케 했다.



이정도의 풍경이라면 세계적인 관광지로도 손색이 없을듯 하다.

알프스의 산악열차처럼 구경만 할 수 있는 관광열차나 케이블카를 설치하면 안되는 걸까?

지금 전국은 케이블카와 출렁다리 건설 열풍이 불고 있다.

그중에 대부분은 그다지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곳들이 많다.

별로 볼 것도 없는 곳에 설치하지 말고 이런 곳에 제대로 된 케이블카 하나쯤 설치해도 좋겠다는 생각.

물론 환경론자들은 반대를 하겠지만 혼자보기 아까운 풍경에 좀 생뚱맞은 생각을 해본다.



아무튼 갈 길은 멀어도 다시 잠시 멋진 풍경에 취해보자.



이제 정상을 향한 마지막 피치를 올린다.

그래도 사자봉까지 오르는 길보다는 훨씬 수월한 구간이다.



천황봉 오르는 길에 뒤돌아 본 풍경이다.

물결처럼 펼쳐진 산그리메를 배경 삼아 늘어선 금강산을 방불케하는 기기묘묘한 기암과 괴석들.

가히 '선경(仙景)'이라는 말로 밖에 표현할 방법이 없는 것 같다.

 


각각의 기암으로 이루어진 봉우리도 아름답지만 원근감 있게 늘어선 배치도 예술적이다.

뿐만 아니다. 

화려한 단풍색과 배경이 된 산그리메는 또 어떤가?



사실 산행에서 이렇게 완벽한 풍경을 만나기란 쉽지 않다.

하늘에서 별따기라는 표현이 맞을 만큼 쉽지 않다.

적당한 운해.

최적의 단풍 시기.

거기에다 날씨까지 삼박자가 맞는 날 올라야 하기때문이다.



사자봉이 설교벽이라고 부르는 인수봉의 뒷태를 닮았다.

그 아래 구름다리가 보인다.



통천문.

천황봉 정상으로 가는 길목에 있다.

말 그대로 하늘로 통할것 같은 천연의 바위 문이다.

전국 여러 산들에 똑같은 이름의 바위 문이 있지만 월출산 통천문은 정상 바로 아래에 있어서 정말 이름값을 하는 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드디어 정상에 섰다.

천황사에서 2.9km.

워낙 사진놀이를 많이 해서 시간은 의미가 없는 것 같다.

사람 없는 정상석을 하나 담고 싶었는데 워낙 산객들이 많아서 포기를 하고 흑백으로 하나 담았다.



호남의 금강이라고 할 만큼 금강산에 견주어도 손색이 없는 빼어난 풍광을 지닌 월출산.

비록 산이름에 岳자가 붙지는 않았지만 岳자 붙은 산 못지않게 힘들었다.

그러나 육체적으로야 암봉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힘든 산이지만 대부분 등산로는 철계단을 설치해서 안전하게 오를 수 있었다.

그렇지만 사실 오늘 나의 산행을 정확하게 말하면 체력적으로 힘들었다기 보다는 멋진 풍경들을 떨치고 오르기가 힘들었다.



천황봉 정상은 사방팔방을 조망할 수 있게 확트인 암봉이다.

뿐만아니라 백여명쯤이 자리를 펴고 앉아서 쉬어도 될 정도로 너른 바위들로 이루어진 정상으로서는 최고의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오늘도 그 너른 정상에서는 마치 잔치집 마당이나 되는것 처럼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점심을 먹고 있었다.

그리고 정상석에서는 쟁탈전도 치열해서 인증샷 하나 담는데도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 



올라오는 동안도 그랬지만 정상에서의 풍광은 가히 금강산에라도 온 듯 했다.

눈길 가는 곳마다 산수화요,수묵화였다.

오전 11시인데도 아직 운해가 걷히지 않아서 마치 산수화 속에라도 들어 앉아 있는 기분이었다.



나는 마치 아름다운 문장의 책이라도 읽듯 천천히 사방을 둘러보다가 휴식겸 점심을 먹는다.

혼을 빼 놓을듯한 멋진 풍경때문에 사실 밥먹는 시간 마져도 아까운 생각이 들었지만 체력유지를 위해서는 꼼꼼히 챙겨 먹어야 한다.



천황봉(天皇峰)은 높이가 809m로 생각보다 높은 산은 아니지만 평야지대에 있어서 난이도는 높은 편이다.



원래 다른 산의 천황봉이라는 봉우리 이름은 일본넘들의 만행으로 지어졌다.

식민지 시대에 자기네 나라의 천황을 의미하는 뜻으로 이름을 지었다.

그런데 월출산의 천황봉은 우리 고유의 이름이라고 한다.



유래에 의하면 옛날 곡창지대인 남부지방의 풍년과 안녕을 기원하는 제사를 이 곳에서 옥황상제께 올렸다고 한다.

그래서 옥황상제를 뜻하는 하늘의 임금 즉 천황(天皇)을 의미한다고 한다.



월출산의 단풍은 그렇게 화려하진 않았다.

그러나 기암괴석과 잘 어우러진 모습이 다른 산에서 볼 수 없는 또다른 아름다움을 자아내고 있었다.



월출산이란 이름의 유래는 달밤에 바라본 월출산의 형체가 아름답고 달을 제일 먼저 맞이한다고 하여 '월나산' '월생산'등으로 불리었다가 조선시대부터 월출산이라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가야할 구정봉.

정상에서 30여분 아름다운 시간을 보내고 하산길에 든다.

아니 하산이 아니라 종주길에 든다.



구정봉 가는 길에 만난 화려한 단풍 풍경이다.

아름답다는 단어로만 표현하기에는 어딘지 모르게 부족하다는 생각이 드는 장면이다.



경유해야 할 구정봉과 하산 완료지점인 도갑사로 이어지는 능선이다.

도갑사로 하산하는 종주코스는 거리상이나 난이도로는 좀 무리이기는 하지만 원래 계획했던대로 하산 할 예정이다.



말이 하산이지 5km가 넘는 거리에다 중간에 구정봉을 올랐다가 하산해야 한다.

하여튼 천황봉에서 구정봉으로 이어지는 능선길도 월출산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아기자기한 풍경을 선사하는 코스다.



지금까지는 웅장하고 화려한 풍경과 함께했다면 여기서부터는 아기자기하고 소소한 풍경과 함께한다.

지금까지가 산수화나 수묵화, 또는 수채화를 방불케하는 풍경이었다면 이제부터는 수석전시장 같은 풍경과 함께하게 되는 것이다.



뒤돌아 본 천황봉 정상이다.

아직은 뒤돌아보면 화려하고 웅장한 풍경이다.



반대로 앞쪽은 아기자기 하지만 칙칙하고 무채색 풍경이다.

원래의 산세도 좀 그렇지만 햇빛의 방향때문에 더 그렇게 보여지는것 같다.



다시 뒤돌아 본 천왕봉 방향이다.

이제 암봉구간이 끝나고 걷기좋은 아기자기한 능선길로 접어들었다.



종주가 힘들다고는 하지만 월출산에서 이 길을 걸어보지 않는다면 월출산의 진면목을 보았다고 할 수 없을듯 하다.



기암 전시장같은 사이사이를 오르락 내리락거리며 이어지는 능선길.

몸은 이제 피로가 엄습해오는 시간이지만 마치 전시장을 관람하듯 천천히 걷는다.



돼지바위.



이제 제법 아득해진 다시 뒤돌아 본 천황봉이다.



그리고 가야할 구정봉 정상이다.

구정봉을 이루고 있는 큰 바위는 원래 장군바위라는 이름으로 불리었으나 근래에는 사람 얼굴을 닮았다고 해서 큰바위얼굴로 불리고 있다고 한다.



남근바위

이제 남근바위 구간을 지나간다.

남근바위는 천황봉에서 구정봉 가는 능선길 중간쯤에 있는 기암 이다.

거대한 바위 무더기 한쪽에 우뚝 솟은 남근을 닮은 바위를 남근석 또는 남근바위라고 부른다.



모양새도 요상하게 생겼지만 그럴싸한 음양에 대한 스토리도 있다.

일부러 조성이라도 한것처럼 남근석이 마주하고 있는 건너편 구정봉 아래에는 여근석이 있다.

자연이 만들어낸 신비한 음양의 조화다.



가장 큰바위 얼굴로 보이는 위치에서 본 구정봉 모습이다.

제법 그럴싸한 얼굴 모양이다.



이제 천왕봉은 까마득하게 멀어졌다.



그리고 반대로 구정봉은 바로 눈앞에 있다.



그렇싸한 이름 하나쯤 있을법한 바위인데 워낙 기암괴석이 많은 산이라서 없는 것인지 있는데도 내가 모르는 것인지 모르겠다.



구정봉 아래 베틀굴에 도착했다.

전설에 의하면 임진왜란때 근방에 사는 여인들이 난을 피해서 이 곳에 숨어 베를 짰다고해서 붙여진 이름이란다.

또한 여성의 음부를 닮아서 일명  여근석,음굴이라고도 부르는 굴이다.

음굴은 아까 오는 도중에 보았던 남근석과 마주하고 있으며 10m쯤 되는 굴속에는 항상 음수가 고여 있다고 한다.



 구정봉 정상이다.

오늘 올라야할 마지막 봉우리에 올라 섰다.



천황봉에서 구정봉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이다.

천황봉에서 구정봉까지는 약간의 오르내림은 있지만 오늘 산행중 가장 평탄한 길이었다.

오후에 들어서면서 급격히 시야가 좁아져서 모두 흐릿해 보이지만 풍경 또한 손색없는 구간이었다.



구정봉은 9개의 구덩이가 있다는 의미인데 전설에 의하면 옛날 동차진이라는 도사가 있었는데 도술을 아무데나 함부로 쓴다하여 옥황상제가 노해서 벼락을 아홉번쳐서 죽이면서 생겨난 구덩이라고 한다.



다른 일설에는 아홉마리의 용이 살았다고도 하지만 사실은 비바람이 오랜 세월동안 만들어낸 풍화혈이다.



구정봉 정상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사실상의 하산길에 든다.

하산은 도갑사로 한다.



구정봉에서 도갑사 방향으로 하산하는 경로에도 다양한 기암괴석이 줄지어 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지금까지 보아왔던 기암괴석에 비해서 특색이 없기때문에 싱거운 느낌이다.



물론 다른 산에 이만한 바위가 있다면 이름은 물론이고 대단한 명소일것이다.



이제 억새밭을 지나간다.

억새밭의 규모는 그리 크지 않지만  분위기는 어느 억새밭 못지않게 좋았다.



억새밭에서 도갑사로 내려가는 길은 그리 험하지 않고 완만하다.



거기에다 군데군데 물들어 있는 화려하지는 않지만 절정의 단풍이 피로감을 덜어주는 길이었다. 



사실상의 산행 마무리 지점인 도갑사에 도착했다.

통일신라말 도선이 지었다고 전해지는 도갑사는 국보 한점과 보물 두점이 있는 유서깊은 사찰이다.

시설물은 많지 않아 단조로웠으나 넓직한 절마당이 오히려 여백미를 돋보이게 했다.



그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건 살아있는 역사인 450년된 고목이었다.



오후 3시 40분에 산행을  마무리했다.

무려 11시간의 산행을 한것이다.

두끼 식사와 사진촬영등에 많은 시간이 할애되었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긴 시간의 산행이었다.

그러나 몸은 피곤했지만 참 아름다운 산행을 했다.

돌아올때는 차편이 여의치 않아서 광주로 가서 환승 고속버스를 타려고 했는데 영암 터미널에서 마침 인천행 버스가 있어서 그냥탔다.

몇군데 중간 정류장을 거친 버스는 무려 5시간 30분이 걸렸다.

인천에 도착한 시간이 거의 밤 10시무렵.

다시 택시로 집에 도착한 시간이 10시 30분.

그러니까 어제 집을 나선 시간에 귀가를 한것이다.

만 24시간만이다.



*산행코스:천황사 ㅡ 바람폭포 삼거리 ㅡ바람폭포 ㅡ바람폭포 삼거리 ㅡ구름다리ㅡ사자봉 ㅡ통천문 ㅡ천황봉 ㅡ바람재 ㅡ베틀굴 ㅡ구정봉 ㅡ억새밭 ㅡ도갑사(10.3km 사진작업때문에 시간은 의미 없음)



작가의 이전글 단풍 명산 내장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