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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연경 Apr 05. 2019

얼마나 많은 마음을 내려놓아야 하는 걸까?

결혼생활일기1

얼마 전부터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라는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읽으면 읽을수록 참 멋진 삶을 선택해서 살고 있는 여성들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작가 두 명은 이전부터 서로의 존재를 알긴 했지만 그 후 두 사람이 한 집에 살기로 결정을 하면서부터의 과정과 동시에 느끼게 되는 감정들에 대해서 상세하게 써놓았다. 결혼생활과 다른 점이 있다면 ‘시’ 자가 들어가는 곳과는 0%의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었다.(그밖에 요소들도 물론 책에 나와있다.)


결혼을 이른 나이에 한 나와 다르게 이들은  참 깊은(?) 안목과 여유 있는 선택지를 가진 사람들이라는 것이 느껴졌다. 나의 경우에도 다른 사람들이 보기엔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는 게 맞긴 하다. 가끔 오는 어려움이 있을 뿐. (결혼생활에 있어서 누구든지 이 부분은 공감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가끔씩은 내가 ‘선택’ 하지 않아도 따라오는 것들에 대해서는 답답한 것이 사실이다. 예를 들면 나는 4년간 결혼생활 중 1년이 넘는 생활을 시동생과 함께 살고 있다. 어떤 날의 경우는 남편보다 시동생의 얼굴을 더 봐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이 이야기를 좀 더 하자면 나는 빛을 중요시 여기는 사람이라서 아침에 해가 뜰 때 방에 도는 햇살을 참 좋아하고, 하루 종일 그 햇살을 보면서 생활하는 것을 선호하는 편인데 사정상 우리 집에 머물며 거실에 살고 있는 시동생께서는(우리 집은 방 하나가 있는 아파트이다.) 올빼미형 인간인 데다가 불규칙적인 생활리듬을 가지고 있으시며 추위를 많이 타지만 빛은 썩 좋아하지 않아서 항상 어두컴컴한 기운을 뿜뿜하고 있기에 집에 들어오면 너무 답답하고 숨이 켁 막혀온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참고 견디는 생활이 결혼생활인걸까? 의문이 든다. 언제까지 그래야 하는 걸까? 물론 시동생이 같이 있어서 좋은 점도 있다고 본다. 하지만 이 불편함들이 다 감사함으로 덮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물론 행복하고 눈이 부시게 감사한 순간들도 많은 것이 결혼생활 중 한 결과물 중 하나이다.


이 글의 제목에서 쓴 것과 같이 결혼생활을 하면서 나의 마음을 내려놓아야 하는 순간은 내 경우에는 너무도 많았기 때문에 이 글을 쓰며 기록한다.


나의 경우 결혼과 동시에 타지에 와서 살고 있고 남편은 한국사람이지만 미국에서만 살면서 이곳의 문화와 교육을 받으며 살아왔다. 성격상 꼼꼼하기도 하고 이성적이기 때문에 싸우는 순간에도 한없이 냉정하다. 내가 꿈꿔온 적당히 웃으며 바보같이 넘어가 주는 남편은 나의 경우에 꿈꿀 수 조차 없는 것이다. 동시에 싸움이 시작되면 입을 닫는다.


마음을 다스린다는 것은 가끔씩 너무나 가혹하지만 꼭 내가 해야만 한다는 것이기도 하다. 결혼생활에 대한 것들은 정말이지 시시콜콜해서 누구에게 털어놓기도 뭐하고 더군다나 연애할 때는 같이 욕하면서 남자 친구 흉보는 게 공감대가 형성되는 느낌인데 반해 남편을 욕하는 건 왠지 내 무덤을 파는 일처럼 느껴진다.

그럼에도 마음을 다스려야 한다면 이렇게 글을 써보는 건 어떨까 싶어 써 내려가 본다. 누군가 이 글을 읽으며 공감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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