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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타카 Oct 23. 2024

'에티오피아'를 돕는 건 결초보은일까?

에티오피아. 6.25 때 군대를 보내준 고마운 국가다. 타국 땅에 와서 우리 나라를 위해 피를 흘리고 숨져간 에티오피아인들에 대한 고마움을 우리는 잊지 않고 있다. 언제나 원조 1순위는 에티오피아다. 결초보은. 그렇기에 우리를 도와준 에티오피아 정부를 무너뜨린 새 정부에게도 도움을 계속한다. 정부를 돕는 게 아니라 에티오피아 국민을 돕기 위해서다.


하지만 우리의 도움이 에티오피아 국민을 더 힘들게 하고. 부패된 권력자들에게 힘을 실어준다면. 결초보은이 맞을까? 대한민국을 위해서 피를 흘린 사람들의 후손이 잘못된 정부와 탐욕스러운 권력자들 때문에 더 힘들어지는 걸 우리가 한 손 거드는 게 아닐까.


일부 전문가들은 분쟁지역의 식량원조는 자칫하면 전쟁을 더 격화시키고 질질 끌게 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당장 먹을거리를 지원해 주니, 전쟁을 벌이는 당사자에 대한 정치적 압력이 줄어들 뿐 아니라. 원조하는 식량을 빼돌리거나 도둑질해서 이를 무기나 전쟁에 필요한 물자로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UN은 분쟁지역에 식량을 지원할 때. 식량을 도둑질하거나 빼돌리지 못하도록 노력한다. UN 직원들이 상시적으로 감독하는 이유가 이것이다. 하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일정 수준이상의 투명성을 확보하려 노력하고 있으며, 해당국 정부도 이런 노력을 지원한다.


하지만 에티오피아는? 전쟁을 일으킨 파벌들이 식량을 훔치는 것도 모질라 정부차원에서 대규모로 구호식량을 빼돌리려는 음모가 발각되기도 했다. 2021년에는 구호식량을 싣고 출발한 트럭 445대 중 겨우 38대만 돌아온 적도 있었다. 나머지 트럭은 반군 혹은 정부군에게 빼앗긴 것이다. 식량은 병사를 먹이는 식량으로, 트럭은 전쟁물자로 사용될 것은 불 보듯 뻔하다.


UN suspends food assistance as Ethiopia wrestles with aid diversions | UN News


오죽했으면 전쟁터나 기상재해로 인해 아수라장이 된 곳을 뛰어다니면서 구호식량을 전달하는 WFP에서 조차 에티오피아에 대한 인도적 식량지원을 중단한다고 했을까.


UN suspends food assistance as Ethiopia wrestles with aid diversions | UN News


결초보은. 양심이 있다면, 문명화된 사람이라면, 인격이 있다면. 당연히 도와준 사람에 대한 은혜를 갚아야 한다. 하지만, 그 은혜를 갚은 행동이 상대를 더 불행하게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물론 에티오피아에 대한 원조는 계속해야 한다고 본다. 하지만 우리의 원조가 에티오피아 국민들에게 희망이 되길 바란다.


괜한 우려를 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선진국 대한민국은 현명한 원조전략을 세워 에티오피아를 도와주고 있을 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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