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츠 리스트, 라 캄파넬라)
S에게.
유튜브를 보다가 우연히 케데헌(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나오는 노래 '골든'을 가수들이 커버한 영상을 봤어. 그러다 오리지널 가수의 첫 라이브 공연을 보게 됐지. 그 영상을 다 보고 나서... '내가 도대체 뭘 본거지?'라는 생각이 드는 거야. 그걸 시작으로 혼자서 케데헌 영화까지 봤어. 영화도 물론 독특하고 재미있었지만 나에겐 음악이 가장 큰 비중으로 다가오더라. 그 이후로 골든을 무한반복해서 듣는 중이야.
이런 음악을 듣고 있으면 어쩌면 지금의 대중음악이 몇십 년 혹은 몇백 년 후까지 살아남는다면 고전으로 사람들에게 기억하고 연주되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해. 우리가 지금 듣는 클래식 음악도 따지고 보면 그 시대의 대중음악이었을 테니까.
난 클래식을 들으면서 가끔 이런 상상을 해. 아, 이 음악가는 지금 시대에 태어났다면 분명 대중음악을 했겠구나. 대표적인 사람이 프란츠 리스트야. 리스트는 실제로 엄청난 팬덤을 이끈 사람이었대. 공연장마다 여성팬들이 구름 떼처럼 몰려들었고 간혹 그의 연주를 듣다가 기절하는 사람도 나왔다고 하더라고.
천재적인 실력을 바탕으로 쇼맨십과 철저한 기획력까지... 리스트가 지금 태어났다면 어쩌면 유명가수 출신의 기획자가 되었을 거란 상상을 가끔 하는데, 실제로 문화사에서 프란츠 리스트는 개인으로서의 음악가를 넘어서서 근대 대중문화의 시작으로 그 의미를 평가받는다고 해.
전에 내가 리스트의 라 캄파넬라를 보내면서 블랙핑크의 '셧 다운'이란 노래의 영상을 같이 보냈었잖아. 그 노래에선 라 캄파넬라의 선율을 거의 그대로 사용했는데도 전혀 이질감이 없고 세상 힙하게 들리지 않아? 리스트가 살아 돌아와 들었대도 이 음악에 만족했을 거야 아마. 블랙핑크의 영상을 보면서 19세기 리스트의 공연장의 광경을 그려보는 재미도 쏠쏠하네.
https://youtu.be/5xc21kmoi_I?si=fL1cHPUd-5jT491K
https://youtu.be/POe9SOEKotk?si=VFGgU_wAmeTDBx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