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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광민 May 05. 2021

따사로운 붉은 햇살이 감쌀 때!

캠핑카 세계 여행 에세이 213 - 덴마크 RØMØ

갯벌 습지를 찾아서

오늘(2019년 7월 23일)은 어제 방문했던 Ribe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는 Vadehavet 국립공원 풍경을 즐기기로 한다. 아톰을 정박시킬 곳은 Mando 섬으로 연결되는 습지 입구에 있다. 트랙터가 끌고 다니는 관광열차가 운영되고 있다. 관광열차에 타고 있는 사람들은 갯벌 습지와 이곳을 찾는 새들을 보기 위한 방문객 들일 것이다. 

갯벌 습지보호구역을 방문하는 관광객을 실어 나르는 트랙터 열차와 안내도

두 가지 색이 생기는 곳

우리가 도착한 곳에는 이미 많은 캠핑카들이 좁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아톰도 그중 비어 있는 한 곳을 차지. 드넓은 초지가 펼쳐 있고 바다가 있어서 시원한 느낌이 든다. 그리고 작은 여인 조각 기둥이 주차장에 세워져 있다. 이 여신상이 세워져 있는 이유는 모르겠지만 이 곳에 서 있으면 아내가 여신이 된 듯한 느낌을 연상시키게 한다. 

넓은 초지 습지와 주차장

저녁 해가 지기 시작하자 언덕 위에서 해넘이를 바라본다. 붉은 햇살이 푸르렀던 풀밭에 가득 내린다. 좋은 언덕 자리는 이미 노인분들이 차지하고 있다. 그래도 좋다. 언덕 위에서 바라보면 저녁 붉은 햇살을 받는 쪽은 붉은 풀이되고 언덕 넘어 반대편 풀밭은 아직도 푸른색이다. 한 곳에 두 가지 색의 풍경이 펼쳐진다. 

경사가 완만해서 한참을 걸어가야 발목이 잠긴다. 언덕 위에 내리는 햇살 때문에 한쪽은 붉은 풀밭이 되고 반대편은 푸른 풀밭이 남아있다.

RØMØ 캠핑장을 소개합니다.

이제 일주일 후면 아톰을 독일 함부르크에서 한국으로 배로 보내야 한다. 그전에 캠핑카로 충분한 휴식을 취하기로 결정. 첫 번째 휴식을 위한 캠핑장은 RØMØ 섬의 캠핑장. 이곳에서 2박을 할 계획이다. 7월 말이 되지 날씨가 더워지기 시작한다. 차 1대당 주어진 넓은 주차 면과 잔디밭. 잔디밭에 에어쿠션을 펴 넣고 여유를 마음껏 즐겨본다. 저녁에는 김치찌개도 끓여 먹는 호사도 부려본다. 캠핑카 여행에서 부릴 수 있는 모든 호사다. 

이 캠핑장은 두 개가 있는데 메인 캠핑장에는 샤워실과 세탁실도 있다. 제1 캠핑장에서 찬물로 샤워 가능(무료). 여름에는 충분히 이용 가능하다. 원형의 인공 호수 주변을 따라 캠핑카가 주차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 곳을 많은 사람들이 선호한다. 비어 있는 주차 면에 차를 파킹하고 나서 입구에 있는 자동 계산기에 가서 해당 주차면 번호에 대한 비용을 원하는 기간만큼 지불하면 되는 시스템. 관리직원을 최소화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캠핑카가 잠시 외출을 하려면 주차 면에 있는 주차장 번호판을 사용 중이라고 바꿔주면 된다. 사용이 끝나고 나면 빈 공간임을 알려주는 번호판으로 바꿔주고 출발하면 끝. 

2박 휴식을 보낸 RØMØ 캠핑장 풍경. 자갈로 된 주차면과 휴식이 가능한 잔디밭. 전기 충전시설이 갖추어져 있다. 

낮에 덥다

다음날에는 낮에 더워서 인근 해변 해수욕장을 잠시 방문. 넓은 백사장 위에 많은 캠핑카와 자동차들이 와 있다. 적당한 곳에 차를 세워두고 바다를 즐기고 있다. 우리는 시원한 바람을 즐기면서 발목 정도로 물에 담그고 잠깐의 더위를 피해 본다. 

더위를 피해 잠시 들렸던 백사장

너무 행복한 순간

저녁이 되자 다시 선선해진다. 딸이 벨기에에서 사준 와인과 함께 김치찌개로 저녁 식사를 즐긴다. 아직도 해가 넘어가지 않아서 밖에서 놀아도 좋다. 파란색, 빨간색 에어쿠션을 펴 놓고 접이식 양동이를 뒤집어 식탁을 만들고 남은 와인에 과일 안주를 곁들여 먹어본다. 

정말로 행복이 밀려온다. 아무 걱정이 없는 순간. 점점 강해지는 붉은 노을이 우리를 폭 안아주는 느낌이 든다. 아내의 얼이 엄청 밝아지고 있다. 

캠핑장의 저녁 풍경
이제 일 년 동안의 캠핑카 여행을 마치고 나면 한국에서의 생활을 어떻게 해야 하지 라는 걱정도 조금씩 들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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