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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광민 Oct 04. 2024

귀촌 백수가
행복하게 살아가는 방법 1

시간과 돈의 가치 함수

6년 전부터 우리 부부는 자발적 은퇴를 통해 정기적인 출퇴근을 하지 않은 삶을 살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는 작년 말부터 임금을 받는 일을 전혀 하지 않으면서 살고 있다. 정말로 시간이 많아졌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데에 모든 시간을 사용한다. 그러니 여유롭고 행복하다. 50대 중반부터 시작된 자발적 은퇴. 일명 백수의 삶을 돌아보기로 한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임금 받는 일을 전혀 하지 않는 지금 1년이 가장 여유롭고 행복하다.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많은 분들이 궁금해할 것 같다. 어떻게 먹고살아요? 독자를 위해서 어떻게 먹고 사는지, 즉 경제적 부분에 대해 간단하게 말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경제적인 부분은 수입과 지출로 구분하여 보자. 백수라고 해서 수입이 0은 아니지만 매우 적다. 아내와 내가 자원봉사 활동 대가로 받는 소액과 기타 소득 등으로 약 70-80만 원 정도의 안정적인 수입이 있다. 우리는 이 정도의 돈으로 백수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최근에 다행인 것은 아내가 적은 돈이지만 조기 연금을 수령하기 시작해서 그 돈의 대부분을 저금하는 여유를 부리고 있다. 3-4년 있다가 남미 여행 갈까 라는 꿈을 꾸기 시작했다.


지출은 어떻게 될까? 매우 적은 수입이다 보니 지출이 수입을 초과할 경우를 대비한 약간의 저금이 있다. 하지만 통장 잔고가 줄어들지 않는 것으로 보아 현재까지는 수입 이내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어떻게 하면 이 돈으로 살 수 있을까?  지출 항목별로 살펴보자.

  

주거와 관련한 비용은 세금 포함해서 년간 10만 원이 안 되는 듯하다. 


정말 일 년에 10만 원이 안 든다고? 


그 비밀은 7평의 작은 집에 있다. 집에 사용되는 모든 에너지는 3Kw 태양광이 생산하는 전기로 충당한다. 난방은 물론 요리, 냉방까지 모두 전기다. 심지어 최근에는 전기자동차 충전도 일부하고 있다. 화석 연료는 하나도 사용하지 않는다. 그리하고도 전기량이 남아 이월된다. 작은 집과 태양광은 귀촌하여 백수로 편안하게 살아가는 데 있어서 기본 조건을 제공한다.

 

태양광 패널을 설치한 언덕 위의 7평 작은 집


식재료비는 얼마나 들까? 일주일에 한 번 마트에 가면 10만 원을 넘는 경우가 거의 없으니 한 달에 30만 원을 넘지는 않는 것 같다. 최근에는 고기도 잘 안 먹는다.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채식 위주로 식단을 구성하다 보니 고기에 대한 구미가 떨어진다. 마트에 가서 가능하면 가공식품은 거의 사지 않는다. 그러면 장바구니는 가득한데 영수증에 찍히는 숫자는 생각보다 작다. 누구는 우리 보고 외식은 하냐고 물어본다. 우리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맛집을 찾아 일주일에 한두 번은 외식을 한다. 가끔 귀찮을 때도 외식을 한다. 

가성비 좋은 맛집을 찾아 외식을 하고 가공식품 구입을 최대한 자제하고 직접 지은 농산물도 식재료비를 낮추는 방법이 된다.

그다음에 돈이 들어가는 것이 교통비. 최근에 경차 전기차를 구입했다. 유럽 여행을 다녀오면서 몰던 캠핑카를 아주 저렴한 가격에 처분하고 그 돈에 약간의 돈을 보탰다. 신차로 보험료가 그전 차량보다 올라갔지만 충전비는 매우 저렴하다. 일주일에 20km가 넘는 읍까지 2-3번을 다녀도 월 5만 원을 안 넘어가는 것 같다. 

경차 전기차를 구입하면서 교통비가 획기적으로 줄어들었다. 교통비 걱정이 없으니 활동반경도 늘어나는 것 같다.

문화 여가비는 어떨까? 내가 살고 있는 해남에는 다양한 문화프로그램이 있다. 매주 일요일마다 편백나무 숲에서 맨발 걷기와 건강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당연히 무료이다. 화요일과 목요일 저녁에는 주민자치회에서 운영하는 국선도 운동에 참여한다. 그 밖의 날에는 마을회관에서 마을 주민들과 운동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며칠 전에는 밤에 대흥사에 열린 무료 야외 연극공연이 있었다. 젊은 마을 주민들과 함께 다녀왔다. 다녀오면서 함께 저녁을 먹었다. 마을 주민들과 다니면서 마시는 차 값이나 식사비 정도가 문화 여가비일 것이다. 영화관도 가끔 가지만 대부분의 영화는 인터넷을 통해 보게 된다.


최근에 마을 정원을 만들었고 마을 카페로 운영될 마을 공방이 완공될 것이다. 그러면 원두커피를 내려서 마을 공방이나 푸른 잔디밭의 정자에 앉아 여유롭게 시간을 보낼 것이다. 마을공방의 차 값은 기부금 100원 이상으로 하기로 했다. 없으면 안 내도 된다. 더 내면 더 좋다. 

     

마을 주민들과 함께 만든 마을정원의 맨발걷기 길에서 운동도 하고 크고 작은 다양한 문화 행사도 여유와 행복을 준다

이와 같이 농촌에서는 조금만 잘 찾아보면 다양하고 수준 높은 문화여가 생활을 돈을 거의 들이지 않아도 즐길 수 있다. 집에서 필요로 하는 기타 물품을 인터넷으로 구매하는 비용은 어느 정도 들어간다. 우리 부부는 시간이 없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지 못하는 삶이 아니라 시간이 남아서 그 시간을 행복하게 살 수 있고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이야 말로 백수가 누릴 수 있는 가장 행복한 일일 것이다.    

  


시간은 돈이다. 돈을 벌기 위해서도 시간이 필요하지만 여유로운 시간이 있으면 돈을 적게 쓰면서도 행복한 시간을 벌 수 있다. 시간의 여유는 적의 돈의 가치를 크게 만들 수 있다. 이것이 적은 돈으로 살아가는 귀촌 백수가 여유롭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방법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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