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비가 내리는 날에
동네를 한 바퀴 돌았습니다.
우산을 쓰고
겨울나무 아래에 서서
사진을 찍고 있는
제 모습을 보는 누군가는
청승맞다고 하거나
낭만적이라고(?) 할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겨울나무 가지에 맺힌
빗방울은 정말 아름답습니다.
가지에 화석으로 남아있던
마른 가을잎 하나도
비를 맞으며 생명을 얻는 듯합니다.
가슴속에 남아있던
답답함도 빗물에 씻겨
어디로 인지 흘러갑니다.
겨울비를 사진에 담는 일은
그냥 낭만적인 일만도 아니고
더더욱 청승맞은 일은 아닙니다.
겨울비는
마음을 맑게 만드는
정화제이기 때문입니다.
겨울비가 내려도
그 쓸쓸함 속에는
밝은 무지개가 숨어 있습니다.
비가 올 때, 무지개를 찾으세요. 어두울 때는 별을 찾아보세요.
When it rains, look for rainbows. When it's dark, look for stars.
- 서양 격언
겨울비/ 이외수
모르겠어
과거로 돌아가는 터널이
어디 있는지
흐린 기억의 벌판 어디쯤
아직도 매장되지 않은 추억의 살점
한 조각 유기되어 있는지
저물녘 행선지도 없이 떠도는 거리
늑골을 적시며 추적추적 내리는 겨울비
모르겠어
돌아보면 폐쇄된 시간의 건널목
왜 그대 이름 아직도
날카로운 비수로 박히는지
Pentax K-1/ Tamron SP AF 70-200mm f2.8 Di LD [IF] Macro
200mm, ƒ/3.5, 1/200s, ISO 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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