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비-8

by 박용기



어릴 적 기억 속에는

눈 내리는 겨울에

비도 온다는 기억이 없습니다.

별로 기억할 만한

특별함이 없었기 때문이겠지요.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특히 운전을 하면서

눈 내리는 날이

마냥 즐겁지만은 않게 되었습니다.


어떤 때는

차라리 비가 내리는 날이

차분하게 우수에 젖기 더 좋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겨울비 내리는 공원의 단풍나무엔

우수 대신 생기가 돌고

봄꽃처럼 예쁜 빗방울 꽃도 핍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저 가지 끝에 봄이 오고

연둣빛 새잎이 나겠지요.


겨울은 그렇게

단풍나무에 눈꽃도 폈다

빗방울 꽃도 폈다 하며

지나가고 있습니다.





겨울비/ 오보영


기분이 좀

칙칙하기는 하지만

닫기에 좀

질척이기는 하지만


저 좋다고 쌓아올려

길 막아서는

폭설이 아니라

천만

다행이란다


겉보기엔 그럴듯한

모습을 하고

응큼한 속내 품어

남 괴롭히는

막무가네 쏟아지는 한얀 눈보다는


솔직한 맘 드러내고 줄줄 내리는

네게로 훨씬 더

맘이 가누나




Pentax K-1/ Tamron SP AF 70-200mm f2.8 Di LD [IF] Macro
200mm, ƒ/3.5, 1/320s, ISO 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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