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eaming flowers-13

산호히비스커스 coral hibiscus

by 박용기


처음 보는 꽃을 만났습니다.

열대식물원의 하와이무궁화 저 뒤편

높은 곳에 피어난 꽃입니다.


하와이무궁화를 닮은 듯도 하고 아닌 것도 같아

꽃이름 어플에 문의해 보니

'산호히비스커스'라고 알려주었습니다.


이 꽃은 열대 동아프리카가 고향으로

하와이무궁화와 같은 아욱과에 속하는 꽃입니다.

학명은 히비스커스 스키초페탈루스(Hibiscus schizopetalus)입니다.

종의 이름인 'schizopetalus'는 라틴어로

'분열'을 뜻하는 'schizo'와

'꽃잎'을 뜻하는 'petalus'의 합성으로

'미치광이 꽃잎'의 의미라고 합니다.

참고로 정신분열증(조현병)을 영어로 schizophrenia라 부르는데

같은 어원인 schizo를 사용합니다.


참 자유로운 영혼의 꽃 모양인데

식물학자들의 눈에는

조금 곱지 않은 시선으로 비쳐졌나 봅니다.


영어로는 산호모양을 하고 있다고 coral hibiscus,

혹은 해골 모양을 하고 있다고 skeleton hibiscus 등으로 불립니다.


이 꽃은 별로 늘어지지 않았지만

다른 사진을 보니

꽃술이 길게 늘어지고

꽃도 샹들리에 등불처럼 위에서 아래로 늘어져 있었습니다.

색도 붉은 계열의 꽃을 피우고 있었습니다.

어쩌면 제가 본 이 꽃은 막 피어난 아기꽃이고

더 자라면서 꽃술이 늘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본 이 꽃은

정말 산호히비스커스라는 이름이

가장 잘 어울리는 꽃 같습니다.




/ 안도현


바깥으로 뱉어 내지 않으면 고통스러운 것이

몸속에 있기 때문에

꽃은, 핀다

솔직히 꽃나무는

꽃을 피워야 한다는 게 괴로운 것이다


내가 너를 그리워하는 것,

이것은 터뜨리지 않으면 곪아 썩는 못난 상처를

바로 너에게 보내는 일이다

꽃이 허공으로 꽃대를 밀어올리듯이


그렇다 꽃대는

꽃을 피우는 일이 너무 힘들어서

자기 몸을 세차게 흔든다

사랑이여, 나는 왜 이렇게 아프지도 않는 것이냐

몸속의 아픔이 다 말라 버리고 나면

내 그리움도 향기 나지 않을 것 같아 두렵다


살아 남으려고 밤새 발버둥을 치다가

입 안에 가득 고인 피,

뱉을 수도 없고 뱉지 않을 수도 없을 때

꽃은, 핀다




Pentax K-1/ Tamron SP AF 70-200mm f2.8 Di LD [IF] Macro
200mm, ƒ/3.5, 1/80s, ISO 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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