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특히 1월의 아침은
모든 것이 새롭게 시작되는 때입니다.
1월은 사람들의 약속으로 결정된 한 해의 시작이라고 해도,
아침은 어두운 밤이 지나고
태양이 세상을 밝히는 시간이라
자연적인 시작입니다.
겨울 아침은
고요함 가운데 분주한 움직임이 있는 때이기도 합니다.
떠오르는 태양을 보면
정말 빠르게 수평선 위로 붉게 올라와
순식간에 노란빛을 지나 흰빛으로
수평선 높이 떠오릅니다.
아마 겨울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봄을 준비하는 바쁜 움직임들이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겨울아침은
정중동(靜中動)의 시간입니다.
조용한 가운데 어떤 움직임이 있는 시간.
우리도 1월의 아침이면
새롭게 시작되는 한 해를 그리고 하루를
의미 있게 만들기 위해
마음속에서는 정중동의 시간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느 순간 사라져 버린
눈 위의 새 발자국을 보며
새들처럼 날아오르지 못한
자신을 돌아보는
안도현 시인의 시가 마음에 와닿는 시간.
겨울 아침 눈 위에 누워있는
나와 닮은 늙은 가을 느티나무 잎을 바라봅니다.
강한 겨울바람 불어오면
어디론가 사라져 버려 흔적도 남지 않을
늙은 가을 느티나무잎.
겨울 아침/ 안도현
눈 위에 콕콕 찍어놓은 새 발자국
비틀거리지 않고 걸어간 새 발자국
한 글자도 자기 이름을 남겨두지 않은 새 발자국
없어졌다, 한순간에
새는 간명하게 자신을 정리했다
내가 질질 끌고 온 긴 발자국을 보았다
엉킨, 검은 호스 같았다
날아오르지 못하고,
나는 두리번거렸다
Pentax K-1
Pentax smc PENTAX-D FA 100mm f/2.8 WR Macro
100mm, ƒ/3.5, 1/1600s, ISO 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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