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용기 Jul 15. 2024

정원 산책 2024-21

메밀꽃 Fagopyrum esculentum


공원 한쪽 덩굴장미 담장 옆에

누가 심었는지

아니면 어디서 씨가 날아와 자랐는지

하얀 메밀꽃이 몇 송이 피어있었습니다.


이 꽃을 보면 조건반사적으로 떠오르는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이' 생각납니다.


한여선 시인도

이효석의 소설을 시로 옮겨 놓았습니다.

한여선 시인은 오래 전인 2009년에

효석문학상 제1회 수상자였습니다.


실제로 메밀꽃 필 무렵은 언제일까요?


메밀은 일 년에 두 번 수확을 할 수 있는

이모작이 가능한 작물입니다. 

봄(4 ~5월)에 파종한 메밀은 

6월 중순과 하순 사이에 꽃이 피고 

7월이면 수확을 할 수 있다고 합니다. 

또 가을 메밀은 7월 ~ 9월에 파종을 하고

9월 ~ 10월에 꽃이 핀 후

10월 ~ 11월에 수확을 합니다. 


제가 연구소에 근무할 때

매년 8월이면 용평에서 

제가 활동하던 학회가 열렸습니다. 

때로는 용평에서 가까운 

봉평의 이효석 생가에 간 적이 있는데

소금을 뿌려놓은 듯 펼쳐진 메밀꽃밭을 

본 기억이 없습니다. 

철이 조금 일렀던 것 같습니다. 


요즈음에는 꽃을 보려고 

일부러 심는 곳이 많고 

5월 말부터는 꽃들이 보이기도 합니다. 


2024년 평창 효석문화제는

9월 6일부터 15일 사이에 열린다고 합니다.




메밀꽃 필 무렵/ 한여선


눈밭인듯 온 들에 피어, 하얀 저 꽃은

가슴에 피어난 후 차마 지지 않은꽃

달빛은 그날처럼 길 위에 부드럽고

나그네 긴 그림자 시린 물에 젖는다

장에서 장으로 떠나는 나그네

꿈에서 꿈으로 떠나는 나그네

달빛에 방울소리 벗하여 걷는 길

머물 곳 몰라도 설움은 아니언만

산허리 차올라 맘에 젖는 메밀꽃

달빛아래 어룽어룽 흔들리는 심사여

길에서 길을 찾아 떠나가는 나그네


이제금 저들에 메밀꽃, 후련히 피고

아리게 솟는 것 설움인걸 알았네

서리서리 맺힌게 사랑인걸 알았네

메밀꽃 피어나면 서러웁던 그사랑

장에서 장으로 떠나는 나그네

꿈에서 꿈으로 떠나는 나그네

어느 하늘이 따스하지 않았으리

어느 땅인들 다정하지 않았으리

그래도 맘에 깊은 오직 하나 그 사랑

영원으로 흐르는 강물이었어라

꿈에서 꿈을 찾아 떠나가는 나그네




Pentax K-1    

Pentax smc PENTAX-D FA 100mm f/2.8 WR Macro


#정원_산책 #메밀꽃 #연남동 #경의선숲길공원 #이효석 #메밀꽃_필_무렵 #2024년

매거진의 이전글 정원 산책 2024-20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