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겔라 Nigella
아내의 생일에
큰딸이 꽃다발을 보냈습니다.
들꽃 느낌을 좋아하는 아내의 취향에 맞춰
다양한 꽃들이 들어 있는
꽃 상자들이 배달되었습니다.
화원에서 막 잘라 포장한 상자를 열고
아내는 화병 몇 개에 나누어
즐거운 마음으로 꽃꽂이를 했습니다.
저는 그중
사진의 모델이 될 만한 아이들을 골라
사진 속에 작품으로 남겨두었습니다.
꽃다발은 영어로 부케(bouquet)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이 말은 원래 프랑스어에서 빌려왔다고 합니다.
이는 또한 라틴어에서부터 왔는데
그 원뜻은 '작은 숲'이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꽃으로 만든 작은 숲 속에서 만났던
꽃 몇 송이를
이 여름에 다시 소환해 봅니다.
꽃다발 / 정호승
네가 준 꽃다발을
외로운 지구 위에 걸어놓았다
나는 날마다 너를 만나러
꽃다발이 걸린 지구 위를
걸어서 간다
Pentax K-1
Pentax smc PENTAX-D FA 100mm f/2.8 WR Mac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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