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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용기 4시간전

여름 2024-4

참나리 Tiger lily

 T


장마철에는

땅도 젖고

꽃도 젖고

마음도 젖습니다.

그리곤 옛날이 생각나기도 합니다.


냉장고가 없던

저의 어린 시절 옛날엔

장마철에 상하는 음식들이 많았습니다.


어머니들은

오랜 경험을 통해

가뜩이나 부족한 먹을거리들을

장마로부터 지켜내는 지혜를 터득했습니다.


문숙 시인의  '장마철을 나는 법'은

이런 어머니의 지혜가 담긴 시입니다.

하지만 또한

삶을 살아가는 지혜이기도 합니다.


농촌진흥청이 소개한

여름철 곡물 곰팡이 예방법이 있습니다.

습기가 높고 기온이 높은 장마철에는

백미, 콩, 옥수수 빵 등의 곡물에

아스퍼질러스(Aspergillus sp.)와 페니실리움(Penicillium sp.) 곰팡이가 잘 번져
곡물의 색이 변하게 됩니다.

곰팡이들은 곰팡이 독을 생산해

한 번 오염이 되면

대장균, 장염비브리오균, 살모넬라균과 같은 식중독균과는 달리

열처리를 해도 독성이 사라지지 않기 때문에

조리나 가공으로도 완전히 제거하기 어렵다고 합니다.
따라서 오염이나 변질이 의심되면

곡물을 폐기하는 것이 좋다고 권하고 있습니다.


습기와 높은 온도가 곰팡이 오염의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에

곡물을 쌓아두지 말고 15℃ 이하의 저온 저장고에 보관하고

상대 습도는 65%에 맞춰 이슬 맺힘을 막아야 한다고 권합니다.


눅눅함을 피하기 위해

장마 사이에 반짝 드는 햇살에

이불을 말리듯,

삶이 눅눅하다고 느껴질 때

여름을 예쁘게 사진에 담는 일은

마음을 열어 환기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장마철을 나는 법/ 문숙


"얘야, 잘 여문 곡식도 장마철엔 벌레 슨다

바깥 공기 들지 않도록 잘 묶어라

차고 서늘한 곳에 두는 것도 잊지 말고

자칫 구멍 나면 다 버려야 한다"


어머니는 오늘도 전화로

나를 보관하는 법 조용히 일러주신다


귀닫고 입닫고 제 숨통 틀어막고 버티는 일이

온전하게 잘 사는 것이라고


숨이 막히고 가슴이 끓어도 어머니가 계시는 한 나는

내 삶의 봉지를 구멍 낼 수 없다




Pentax K-1    

Pentax smc PENTAX-D FA 100mm f/2.8 WR Macro


#여름 #장마 #참나리 #빗방울 #장마철을_나는_법 #곰팡이 #곡물 #202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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