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련 Water lily
물 위에 낮은 자세로
하얗게 피어나는 수련을 보며
때로는 선녀처럼 아름답게 느끼기도 하지만
때로는 소복을 입은 여인처럼
애처롭게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삶에는 늘 이렇게
희망, 기쁨, 행복과 같은 긍정적인 단어와 함께
슬픔, 고통, 불행과 같은 부정적인 단어도 함께 합니다.
오늘의 시는
제가 좋아하는 시인 중 하나인
정호승 시인의 시 '수련'입니다.
긍정만 있지 않는 현실의 세계 속에서도
긍정의 꽃을 피우는 수련을 노래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꽃이 수련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 적이 있습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꽃은 수련이다. 수련이 뿌리를 내리고 있는 곳은 물속인데, 그 물은 더러운 흙탕물이다. 흙탕물은 우리가 사는 비극적 현실을, 그곳에서 꽃피는 수련은 아름다운 시의 꽃, 인간의 꽃을 의미하겠다. 틱낫한 스님의 ‘연꽃이 진흙을 필요로 하는 것처럼, 행복은 고통을 필요로 한다’라는 말처럼 행복을 위해서는 고통에 뿌리를 내려야 된다. 우리는 고통의 가치를 폄하하고 회피하려 하지만, 내게 고통은 시를 쓰게 하는 무엇이다. 만일 내 인생에 고통이 없었다면 시를 쓸 수 없었을 것이다.”
(출처 : 시사저널 https://www.sisajournal.com/news/articleView.html?idxno=167617)
한여름의 무더위와 소나기 그 너머에는
결실의 가을이 자리하고 있음을
오늘 기억합니다.
수련/ 정호승
물은 꽃의 눈물인가
꽃은 물의 눈물인가
물은 꽃을 떠나고 싶어도 떠나지 못하고
꽃은 물을 떠나고 싶어도 떠나지 못한다
새는 나뭇가지를 떠나고 싶어도 떠나지 못하고
눈물은 인간을 떠나고 싶어도 떠나지 못한다
Pentax K-1
Tamron SP AF 70-200mm f2.8 Di LD [IF] Mac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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