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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용기 Dec 01. 2020

제주의 11월-3

애기동백꽃

제주의 11월-3, 애기동백 꽃
동백꽃이 한창인 제주


붉은 꽃을 한 아름 안고 있는 나무는

그 절정의 순간에

하나 둘 꽃을 떨구며

땅 위에도 꽃밭을 만듭니다.


붉은 애기동백꽃은

나무 끝에 아름답게 피어나

하늘을 마음껏 호흡했지만,

새처럼 하늘을 날 수는 없어

꽃을 피워낸 뿌리를 찾아

땅으로 내려앉는

귀소의 짧은 비행을 합니다.


그리고 우리도 그렇게

지금 여행 중임을 알려줍니다.


사는 건 이런 거라고

세월은 이렇게 흘러간다고.....


붉은 애기동백꽃 가득 핀 제주의 11월은

아름다움과 함께

삶에 대한 깊은 성찰도 느끼게 합니다.


한 생이 금방이라고
여행이란 이런 것이라고.






동백등불/ 홍해리


먼저 간 이들

길 밝혀 주려

동백은 나뭇가지 끝끝

왁자지껄, 한 생을 밝혀

적막 허공을 감싸 안는다.


한 생이 금방이라고

여행이란 이런 것이라고.


지상의 시린 영혼들

등 다숩게 덥혀 주려고

동백꽃

야단법석, 땅에 내려

다시 한 번 등을 밝힌다.


사랑이란 이런 거라고

세월은 이렇게 흘러간다고.






#제주의_11월 #애기동백꽃 #늦가을 #2020년 #사진 #감성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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