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특별하게 만든 것들-3

땅으로 내려온 단풍잎

by 박용기
가을을 특별하게 만든 것들-3, 땅으로 내려온 단풍잎

가을을 특별한 모습으로 기억나게 하는 것들 중에는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땅으로 내려온
단풍잎도 있습니다.


푸르른 젊음으로 여름을 살다

치열하게 젊음을 산만큼 붉게 물들어

일 년 중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이제 흙으로 돌아가기 위해

미련 없이 땅 위에 내려앉은 단풍잎.


그 멋진 모습을

조금이나마 닮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나는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는지


단풍잎이 묻고 있습니다….





나무들은 때로 불꽃 입술로 말한다/ 이 기 철


사랑하는 시간만 생이 아니다

고뇌하고 분노하는 시간도 끓는 생이다

기다림만이 제 몫인 집들은 서 있고

뜨락에는 주인의 마음만한 꽃들이

뾰루지처럼 붉게 핀다

날아간 새들아, 어서 돌아오너라

이 세상 먼저 살고 간 사람들의 안부는 이따 묻기로 하고

오늘 아침 쌀 씻는 사람의 안부부터 물어야지

햇빛이 우리의 마음을 배추잎처럼 비출 때

사람들은 푸른 벌레처럼 지붕 아래서 잠깬다

아무리 작게 산 사람의 일생이라도

한 줄로 요약되는 삶은 없다

그걸 아는 물들은 흔적을 남기지 않고 흘러간다

반딧불 만한 꿈들이 문패 아래서 잠드는

내일이면 이 세상에 주소가 없을 사람들

너무 큰 희망은 슬픔이 된다

못 만난 내일이 등 뒤에서 또 어깨를 툭 친다

생은 결코 수사가 아니다

고통도 번뇌도 힘껏 껴안는 것이 생이다

나무들은 때로 불꽃 입술로 말한다

생은 피우는 만큼 붉게 핀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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