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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용기 Jan 14. 2021

겨울의 아름다움-5

작은 폭포

겨울의 아름다움-5, 작은 폭포


제법 오랜 전 겨울
상신리 계곡의 작은 폭포에서 만난 겨울 풍경입니다.


추운 날씨 때문에

폭포 주위는 얼음으로 덮이고

그곳에 다시 물보라가 달라붙어

보석 같은 얼음 조각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마침 늦은 오후의

불그스레한 저녁 햇살이 비치어

차갑던 흰 물줄기와 얼음에

온기를 불어넣었습니다.


날씨는 춥고

주변의 바위들도 얼음으로 덮여 미끄러웠지만

작은 폭포와 얼음을 카메라에 담으며

가슴 벅찼던 그날의 기억이

저 얼음 조각처럼 투명하게 느껴집니다.




겨울 폭포/손지안


잘못된 습관은 바로 고쳐야 한다고

정수리를 때리던 어머니의 잔소리가

전신을 타고 흘러내리다 얼어붙었나

 

차가운 바위대문 밖에서

- 열려라, 참깨 – 라고 주문을 외우다가

딱 한 번 뒤돌아본 죄로 굳어버렸나


아니면 다른 계절 내내

네 앞에 섰던 자들의 잔등을 때린 죄로

포박되었나


사연은 딱하다

높은 곳 좋아하다

첩첩산중을 나오지 못하고 징역을 산단다


참, 세상에

뭐든지 갖다 붙이면 다 죄가 된다지만

처음 들어보는 물의 죄는 또 뭔가


그러나


봄이 오면 출소한단다

어머니의 잔소리도 들을 겸

두부 한 모 사 들고 마중 가야지




#겨울의_아름다움 #작은_폭포 #겨울_폭포 #얼음 #상신리 #사진 #201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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