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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용기 Apr 03. 2021

이제 봄-14

별목련

이제 봄-14, 별목련


목련이 지는 계절입니다.


시인들의 시 속에서

목련은 4월의 꽃으로 그려집니다.

하지만 요즘 4월은 

아쉽게도 목련이 지는 계절입니다.


밤하늘의 빛나는 별처럼

별목련 하나가 피었습니다. 

연녹의 새 잎도 하나 피어났습니다. 


연핑크빛의 꽃잎을 펼쳐 든 꽃 한 송이와

때 묻지 않은 연둣빛 새 잎 하나가

마음속을 말갛게 정화시켜줍니다. 


이 꽃도 곧 시들어 떨어지겠지만

그 영혼은 다시

먼 하늘의 별나라로 돌아갈 것만 같습니다.


어쩌면 어린 왕자가 왔던 별 B612로.





목련 꽃/ 박인걸


촛불보다 더 환하게 밝히며

차갑고 어두운 계절을 밀어내고

포근한 계절을 불러오는

소리 없이 움직이는 꽃이여!


수만 꽃송이들을 불러 모아

소리 없는 함성으로

아직 깨어나지 않은 의식을

단번에 일깨우는 꽃이여!


껍질이나 껍데기는 치우고

알맹이만 골라 진실을 드러내어

실질과 효과만을 보여주는

순수하고 바른 꽃이여!


어느 성인의 기도보다 더 성스럽게

가식의 옷을 벗은 채

차가운 봄바람에 고행하며

하늘 향해 소원을 올리는 꽃이여!


신의 성품만큼 선하게 피어나

함부로 손을 댈 수 없어

먼발치서 바라만 보아도 흠모되는

새하얀 목련 꽃이여!




#이제_봄 #별목련 #우리_동네 #202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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