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날의 소중한 순간들-1, 구절초와 흰나비
가을을 어떻게 사진에 담아낼까?
가을이 만나는 소중한 순간들을
하나씩 하나씩 담아 보고 싶습니다.
구절초 핀 꽃밭에 날아 든 대만흰나비 한 마리
꽃이 있어 나비가 있고
나비가 있어 꽃이 있어
세상은 아름답습니다.
꿀을 먹는 나비의 꿀관이
구절초 얼굴을 간질이면
꽃 송이는 간지러워 깔깔 거리며 웃을 것만 같습니다.
그 유쾌한 웃음 소리가 향기가 되어
가을을 향기롭게 합니다.
구절초와 나비가 만드는
가을의 소중하고 아름다운 순간입니다.
구절초 시편 / 박기섭
찻물을 올려놓고 가을 소식 듣습니다
살다보면 웬만큼은 떫은 물이 든다지만
먼 그대 생각에 온통 짓물러 터진 앞섶
못다 여민 앞섶에도 한 사나흘 비는 오고
마을에서 멀어질수록 허기를 버리는 강
내 몸은 그 강가 돌밭 잔돌로나 앉습니다
두어 평 꽃밭마저 차마 가꾸지 못해
눈먼 하 세월에 절간 하나 지어 놓고
구절초 구절초 같은 차 한 잔을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