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잔상-1

채송화

by 박용기
119_3723-m-2-s-Afterimages of summer-1.jpg 여름의 잔상-1, 채송화


동네 우체국 뒤
경찰서 지구대 앞
작은 화단에 피어난 채송화입니다.


키가 작아 늘 화단의 앞줄에 심어놓는 꽃,

키 큰 맨드라미를 뒷줄에 세우고 피어납니다.


제 키가 작아서 인가요?

동질감으로 애착이 가는 꽃.


어릴 적 시골에 살 때

어머니의 화단에서도

맨드라미 앞 줄을 차지하던 꽃입니다.


어릴 때부터 친숙하게 보아왔던 꽃이지만

채송화의 고향은 남아메리카입니다.

우리가 태어나기 한참 전인 18세기 전후에

우리나라에 들어왔다고 합니다.


우체국과 경찰서 지구대는

느낌이 참 다릅니다.

무언가 정감이 가는 우체국에 비해

잘못한 게 없어도 그 앞을 지날 땐

신경이 쓰이는 경찰서 지구대

전에는 파출소로 불리던 곳입니다.

아마 나이 든 사람들이 가지는

지난날의 편견이겠지요.


수영장 앞에 있는

우체국 뒤 지구대의 작은 화단에는

경찰들이 가꾸어 놓은 작은 꽃밭이 있습니다.


외손녀가 수영을 마치고

샤워를 한 후 옷을 갈아입고 나오는 사이

그곳에서 이 사진을 찍었습니다.


어릴 때엔 무섭게 보이던 경찰 아저씨가

이제는 제 딸보다 어린 사람들입니다.

게다가 아저씨들만 있는 게 아니라

깔끔한 여경들도 많습니다.

아마 외손녀는 저와 다른 느낌이 들 것 같습니다.





채송화 별무리/ 유응교



지극히 낮은 곳으로

한없이 따뜻한 곳으로

고요히 한 몸 뉘이고 싶어요.


별들이 내려와 앉듯

보석을 흩뿌려 놓은 듯

빛나는 몸으로 있고 싶어요.


초가을 따뜻한 햇볕 하나라도

밤에 내린 고운 이슬 하나라도

사랑하는 마음으로 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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