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tic summer-40

사철나무 꽃

by 박용기
Poetic summer-40, 사철나무 꽃


지난 7월 하순에 들렀던
한밭수목원의 오전은 참 조용하고 아름다웠습니다.



무더위에 지칠 법도 한데

나무들은 싱그럽고

새들도 즐겁게 노래하고 있었습니다.


조금 늦게 꽃이 핀 사철나무도

연녹색의 앙증맞은 작은 꽃들을 가득 달고

한가로이 벌과 나비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거의 없는 숲길에서

이런 꽃들을 카메라에 담는 일은

요즈음 내가 할 수 있는 일 중

가장 값진 일인 것만 같습니다.


담긴 사진 속에는

조용히 흐르는 시간과,

한 여름 정원의 한가함과,

자연이 주는 힐링과 감사가 모두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여름 정원에서 꽃 사진을 찍는 일은

내 마음속에

더위를 피해 잠시 쉴 수있는

작은 그늘 하나를 만드는 일인지도 모릅니다.


이 더위와 힘겨운 세상을 살아가는 모두에게

이 작은 그늘이라도 나누렵니다.





그늘 만들기/ 홍수희



8월의 땡볕

아래에 서면

내가 가진 그늘이

너무 작았네


손바닥 하나로

하늘 가리고

애써 이글대는

태양을 보면

홀로 선 내 그림자

너무 작았네


벗이여,

이리 오세요

홀로 선 채

이 세상 슬픔이

지워지나요


나뭇잎과 나뭇잎이

손잡고 한여름 감미로운 그늘을

만들어 가듯

우리도 손깍지를

끼워봅시다


네 근심이

나의 근심이 되고

네 기쁨이

나의 기쁨이 될 때


벗이여,

우리도 서로의

그늘 아래 쉬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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