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가을의 스케치북-13

유홍초

by 박용기
초가을의 스케치북-13, 유홍초



초록의 풀숲을 헤치고
불쑥 꽃을 피운 붉은 유홍초(留紅草)


작지만

긴 대롱 끝에 달린 붉디붉은 작은 나팔과

하얀 꽃술이 어우러진 모습이

강한 인상을 주는 꽃입니다.


메꽃과의 한해살이 덩굴 식물이며

꽃말은 '영원히 사랑한다'입니다.


열대 아메리카가 고향인 이 아이에게도

꽃말에 얽힌 전설이 있습니다.


어느 성주에게는 무남독녀가 하나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이 여자 아이를 남자로 변장시켜

자신의 대를 이을 장수로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딸이 어른이 되어

남자 부하를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이 사실을 안 아버지는

딸이 사랑하는 남자 부하를

먼 곳으로 보내버리고 말았습니다.


딸도 사랑을 잃은 아픔과 아버지에 대한 반항심으로

가지고 있던 칼을 땅에 꽂고

어디론지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다음 해에

딸이 칼을 꽂았던 곳에서 식물이 자라고

빨간 꽃이 별 모양으로 피어났습니다.

이 꽃이 유홍초며

꽃말이 '영원히 사랑한다'가 되었다고 합니다.


학명은 Ipomoea quamoclit,

영어 이름은 cypress vine,

혹은 cypress vine morning glory라고 합니다.




둥근잎유홍초/ 한영숙


사랑이 끝나는 줄도 모르고
웃으면서 밥을 먹었던
그 집 담벼락에
앉았던 자리 뒤도 안 돌아보고
떠나는
잠자리의 매정한 눈을 닮아
도무지 시들 것 같지 않은
별들이 총총하다
감히 손 내밀어 잡지도 못하고
감히 그립다 말도 못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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