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가을의 스케치북-12

부겐빌레아 Bougainvillea

by 박용기
119_7117-s-A sketchbook  of early autumn-12.jpg 초가을의 스케치북-12, 부겐빌레아 Bougainvillea



마치 가을 단풍으로 물든 것 같은
붉은빛으로 피어있는 부겐빌레아 꽃


가을은 가을꽃이 가득한

화원에 먼저 와 있었습니다.


이 꽃을 처음 본 건

오랜 전 학회에 참석하러 가 본

인도에서였습니다.


그 후 남프랑스에서도

하와이에서도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도

이 꽃이 보였습니다.


어쩌면 제가 인도나 남프랑스에서

이 꽃을 보기 전에도

우리나라에도 있었을 텐데

잘 알지 못하니

보이지도 않았던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부겐빌레아(Bougainvillea)는

남미가 고향인 분꽃과의 식물입니다.


이 식물을 처음 유럽에 알리게 되는 데에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1780년대에

프랑스의 해국 제독 겸 탐험가였던

루이 앙투안 드 부갱빌 (Louis Antoine de Bougainville)은

지구 일주 항해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와 함께 항해를 하던

프랑스 식물학자 필리베르토 코마슨(Philibert Commerçon)은

브라질에서 이 꽃을 처음 보게 되었습니다.

그 후 프랑스의 식물학자인

앙투안 로랑 드 쥐시외(Louis Antoine de Bougainville)에 의해

1789년 유럽에 이 꽃이 소개되었습니다.

이름은 항해를 주도하던 제독의 이름을 따서 Bougainvillea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꽃을 발견하는 데에는 함께 항해 중이던

코마슨의 애인이자 조수였던 식물학 전문가

잔 바레(Jeanne Baret)가 아니었으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합니다.

당시 여성은 항해에 참여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녀는 남장을 하고 이 항해에 참여하고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그녀는

배를 타고 세계 일주 항해를 완료한 최초의 여성이 되었습니다.


모든 게 알아야 볼 수 있습니다.

제가 이 꽃을 안 후에야

여기저기에서 이 꽃이 보이듯,

처음 이 꽃을 본 유럽 사람들도

잔 바레 같은 식물 전문가가 아니었으면

아마 그냥 스쳐 지나갔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세상이 그렇게 그냥 스쳐 지나는 것들이 참 많겠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하루입니다.




시월 /임정현



햇살이 저렇게 눈부신 날엔

내 방이 누구에게 엿보이나 보다.

꿈이 길고 자주 깨어 뒤척이는 밤

누가 내 생각을 하고 있나 보다.


억새풀 채머리 흔드는 지금

누가 맨발로 오고 있나 보다.


한 사흘 벌써부터

산은

울듯한 얼굴

도대체 말은 없이

얼굴만 붉어

밤은 꿈이 길고

마음이 산란히 흔들리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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