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겐빌레아 Bougainvillea
마치 가을 단풍으로 물든 것 같은
붉은빛으로 피어있는 부겐빌레아 꽃
가을은 가을꽃이 가득한
화원에 먼저 와 있었습니다.
이 꽃을 처음 본 건
오랜 전 학회에 참석하러 가 본
인도에서였습니다.
그 후 남프랑스에서도
하와이에서도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도
이 꽃이 보였습니다.
어쩌면 제가 인도나 남프랑스에서
이 꽃을 보기 전에도
우리나라에도 있었을 텐데
잘 알지 못하니
보이지도 않았던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부겐빌레아(Bougainvillea)는
남미가 고향인 분꽃과의 식물입니다.
이 식물을 처음 유럽에 알리게 되는 데에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1780년대에
프랑스의 해국 제독 겸 탐험가였던
루이 앙투안 드 부갱빌 (Louis Antoine de Bougainville)은
지구 일주 항해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와 함께 항해를 하던
프랑스 식물학자 필리베르토 코마슨(Philibert Commerçon)은
브라질에서 이 꽃을 처음 보게 되었습니다.
그 후 프랑스의 식물학자인
앙투안 로랑 드 쥐시외(Louis Antoine de Bougainville)에 의해
1789년 유럽에 이 꽃이 소개되었습니다.
이름은 항해를 주도하던 제독의 이름을 따서 Bougainvillea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꽃을 발견하는 데에는 함께 항해 중이던
코마슨의 애인이자 조수였던 식물학 전문가
잔 바레(Jeanne Baret)가 아니었으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합니다.
당시 여성은 항해에 참여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녀는 남장을 하고 이 항해에 참여하고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그녀는
배를 타고 세계 일주 항해를 완료한 최초의 여성이 되었습니다.
모든 게 알아야 볼 수 있습니다.
제가 이 꽃을 안 후에야
여기저기에서 이 꽃이 보이듯,
처음 이 꽃을 본 유럽 사람들도
잔 바레 같은 식물 전문가가 아니었으면
아마 그냥 스쳐 지나갔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세상이 그렇게 그냥 스쳐 지나는 것들이 참 많겠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하루입니다.
시월 /임정현
햇살이 저렇게 눈부신 날엔
내 방이 누구에게 엿보이나 보다.
꿈이 길고 자주 깨어 뒤척이는 밤
누가 내 생각을 하고 있나 보다.
억새풀 채머리 흔드는 지금
누가 맨발로 오고 있나 보다.
한 사흘 벌써부터
산은
울듯한 얼굴
도대체 말은 없이
얼굴만 붉어
밤은 꿈이 길고
마음이 산란히 흔들리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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