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2021-8

by 박용기



가을 식탁 위에
떨어진 낙엽이 쌓였습니다.



코로나-19 이전엔

풍성하게 차려진 음식에

웃음꽃이 활짝 핀 바비큐 파티가 열렸던 곳.


적막해진 이 가을에

텅 빈 가을 식탁을

가을 잎들이 차려놓았습니다.


검버섯이 가득 핀 겹벚꽃나무 가을 잎과

벌써 말라버린 느티나무와 단풍잎들이지만

가을의 빈 식탁 위를

풍성하게 만들어 주어

보는 이로 하여금

작은 행복을 느끼게 하였습니다.


"자신이 한때 이곳에 살았으므로 해서

단 한 사람의 인생이라도 행복해지는 것

이것이 진정한 성공이다."

애머슨의 시 '무엇이 성공인가?'의 끝 구절처럼

가을 단풍은 그렇게 성공한 삶을 살고 갔습니다.


얼마 전 TV에서 본 102세의 김형석 교수도

"내가 있어 다른 사람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바람을 이야기했습니다.


저의 바람이기도 합니다.




가을식탁 /성백원


가을이 차려놓은

아침 식탁에

햇살 한 그릇

이슬 몇 방울

풀꽃나물 무침

보글보글 끓는 개울물소리

총각바람 한 줄기

새털구름 몇 조각

벽을 보고 홀로 앉아

강아지 풀 쑤욱 뽑아 드니

하얀 벽 앞자리엔

그리움이 배시시 웃고 있다

그렇구나

가을은 외로운 사람에게

그리움을 보내서

아침 식탁을 채우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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