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보는 봄-12

안개꽃

by 박용기
120_5658-s-A preview of spring-14.jpg 미리 보는 봄-12, 안개꽃


이른 봄은
찬 바람 속에서도
기분 좋은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체크무늬 식탁보가 씌워진

카페의 정갈한 테이블 위에는

작은 도자기 화병에

흰색 왁스플라워와 안개꽃이 꽂혀있었습니다.


창으로 스며드는 이른 봄의 햇살이

참 부드럽고 아름다웠습니다.


이른 봄은

그리 눈부시지는 않지만

찬 바람 속에서도

기분 좋은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마치

꿈속에서 보는 것처럼

아련하고 몽환적인 이른 봄이

벌써 그곳에

찾아와 있었습니다.




이른 봄의 시 / 천양희


눈이 내리다 멈춘 곳에
새들도 둥지를 고른다
나뭇가지 사이로 햇빛이
웃으며 걸어오고 있다

바람은 빠르게 오솔길을 깨우고
메아리는 능선을 짧게 찢는다
한줌씩 생각은 돋아나고
계곡을 안개를 길어올린다

바윗등에 기댄 팽팽한 마음이여
몸보다 먼저 산정에 올랐구나
아직도 덜 핀 꽃망울이 있어서
사람들은 서둘러 나를 앞지른다
아무도 늦은 저녁 기억하지 않으리라

그리움은 두런 두런 일어서고
산 아랫마을 지붕이 붉다
누가, 지금 찬란한 소문을 퍼뜨린 것일까
온 동네 골목길이
수줍은 듯 까르르 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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