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소중한 순간-12

쑥부쟁이

by 박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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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깊이를 더해가며
아침 기온은 한 자리 수로 내려갔습니다.
몸도 마음도 조금씩 움츠러드는 계절입니다.



이럴 때면
기쁘고 감사할 일보다
서운하고 힘들게 느껴지는 일들이
더 가까이 느껴집니다.

하지만
나지막이 피어난 쑥부쟁이는
그래도 잘 살아왔다고
멋진 훈장 하나를 나에게 건네줍니다.

그래
오늘은 나를 위로하는 날
꽃 훈장으로 마음을 다스리고
이해인 수녀님의 시를 읽습니다.




나를 위로하는 날/ 이해인


가끔은 아주 가끔은
내가 나를 위로할 필요가 있네

큰일 아닌데도
세상이 끝난 것 같은
죽음을 맛볼 때

남에겐 채 드러나지 않은
나의 허물과 약점들이
나를 잠 못 들게 하고

누구에게도 얼굴을
보이고 싶지 않은 부끄러움에
문 닫고 숨고 싶을 때

괜찮아 괜찮아
힘을 내라구
이제부터 잘하면 되잖아

조금은 계면쩍지만
내가 나를 위로하며
조용히
거울 앞에 설 때가 있네

내가 나에게 조금 더
따뜻하고 너그러워지는
동그란 마음
활짝 웃어주는 마음

남에게 주기 전에
내가 나에게 먼저 주는
위로의 선물이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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