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용기 Apr 08. 2022

이 봄에-8

목련

이 봄에-8, 목련


목련의 일생 중
가장 슬픈 아름다움을 지닌 목련의 모습입니다.


오랜 겨울눈 속에 감춰져 있던

작은 흰색 봉오리가 보이기 시작하면

벌써 저는 목련 나무 아래에서 서성입니다. 


조금씩 꽃봉오리가 여물고 커져

드디어 꽃이 벌어지기 시작할 때엔

'아! 이때가 가장 아름답지' 하며

카메라에 정성스레 담습니다. 


하지만 흰 꽃잎 속에 숨겨져 있는

목련의 멋진 가슴속이 드러날 때

저는 다시

이때가 더 아름답다는 고백을 합니다.


조금 지나면

꽃잎은 힘을 잃고

땅으로 하나씩 떨어질 것을 알기에 

더욱 슬픈 아름다움으로 다가옵니다.


전에는 지는 꽃이 너무도 처량해

목련을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우리 인생의 모습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목련의 마지막 모습 또한

우리가 가야 할 길이기에

그 모습 또한 사랑하기로 했습니다.


이제 아름답던 목련도 하나씩 지고 

봄은 바삐 꽃길을 따라 

발길을 재촉합니다.






깨끗한 슬픔/ 정일근



작은 마당 하나 가질 수 있다면

키 작은 목련 한 그루 심고 싶네

그리운 사월 목련이 등불 켜는 밤이 오면

그 등불 아래서 그 시인의 시 읽고 싶네

꽃 피고 지는 슬픔에도 눈물 흘리고 싶네

이 세상 가장 깨끗한 슬픔에 등불 켜고 싶은 봄밤

내 혼에 등불 밝히고 싶은 봄밤




#봄 #목련 #슬픈_아름다움 #우리_아파트_목련 #2022년_봄

작가의 이전글 이 봄에-6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