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찮은 일을 한다는 것
우리는 하찮은 일을 한다는 말을 들으면 마음 한구석이 뜨끔하다. 하찮다는 말이 왠지 모르게 ‘하지 않아도 될 일’ 같기 때문이다.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든다. ‘하지 않아야 할 일’이 아니라, 사람들이 보통 ‘하지 않는 일’이 아닐까? 그 하찮음 속에 어떤 기회가 숨어 있는지도 모른 채 말이다.
사람들이 잘 하지 않는 일 중 하나가 길에서 떨어진 종이를 줍는 일이다. 그건 그냥 지나가도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는다. 그런데 그 아무도 시키지 않을 일을 해보면 묘한 성취감이 느껴진다. 세상에 작은 흔적을 남긴 것 같은 기분이다. 나만 아는. 이것은 단순히 쓰레기를 줍는 행위가 아니다. 하지 않는 일을 해서 만들어낸 새로운 경험이다. 오타니 쇼헤이가 쓰레기를 줍는 일은 행운을 줍는 일이라고 묘사한 것 처럼 말이다.
하찮다는 말은 사실 하지 않다는 말과 닮았다. 다른 사람들이 하지 않기에 나도 하지 않아도 되는 일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하지 않는다는 건 기회를 놓친다는 것과 같을지도 모른다. 하지 않던 일을 해보는 순간, 삶은 아주 조금씩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한다.
한 번도 쳐다보지 않았던 뒷골목을 걸어보는 일, 비 오는 날 우산 없이 일부러 걸어보는 일, 누군가와 먼저 눈을 마주치고 웃어보는 일. 이런 일들은 사람들이 보통 하찮다고, 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하지 않는 일 속에서 발견되는 즐거움은 의외로 크다.
"하지 않는 일 속에 기회가 있다." 이 말은 내가 요즘 자주 떠올리는 문장이다. 하지 않으니 몰랐던 일들, 하지 않으니 지나쳤던 풍경들, 하지 않으니 외면했던 관계들. 이 모든 것들은 사실 우리가 하찮다고 여겼던 일들 속에 숨어 있다.
이번 여행에서도 그랬다. 하찮다고 느껴지던 일을 해보니 세상은 다르게 보인다. 그것은 작고 느린 변화일 수 있지만, 하지 않았던 일을 시작하는 용기는 또하나의 깨달음을 준다. 일상 속에 새로운 기회를 만든다.
하찮음을 한다는 것. 하지 않던 것을 한다는 것.
그것은......
해봐야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