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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앗의 모양이 다르듯 피우는 꽃의 모습도 다르다.

by 생각잡스 유진


씨앗이 모두 같은 꽃을 피운다면 세상은 얼마나 지루할까.



비틀린 씨앗은 비틀린 대로, 작은 씨앗은 작은 대로 피어난다.

때로는 갈라진 씨앗이, 때로는 상처 입은 씨앗이 아름다운 꽃을 피워내기도 한다.


햇빛을 받는 씨앗이 있고, 그늘에서 자라는 씨앗이 있다. 비를 맞으며 자라는 씨앗이 있고, 메마른 땅에서 버티는 씨앗이 있다. 모두 제 나름의 사연을 품고 있다.


장미는 장미대로, 들꽃은 들꽃대로, 이름 모를 풀꽃은 풀꽃대로. 키 큰 나무는 하늘을 향해 팔을 벌리고, 작은 꽃은 땅 가까이에서 기운을 낸다.


어떤 꽃은 화려하게 피어나고, 어떤 꽃은 은은하게 스며든다. 어떤 꽃은 향기로 말하고, 어떤 꽃은 색깔로 노래한다. 어떤 꽃은 오래 피어있고, 어떤 꽃은 하루만 피었다가 진다.


저마다 자기 방식대로 계절을 완성한다.

세상이 아름다운 것은 온갖 꽃들이 제각각 그럼에도 어우러지게 피어나기 때문일테다.

같은 꽃 천 송이보다, 서로 다른 꽃 한 송이씩이 모여 만드는 정원이 더 볼만하다.


그러니 네가 남과 다르다고 주눅 들지 말라.

네가 비틀렸다고 부끄러워하지 말라.

네가 작다고 주저하지 말라.

너만이 피울 수 있는 꽃이 있다.

너만이 완성할 수 있는 계절이 있다.

그것으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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