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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잡스 유진 Jan 27. 2023

사람은 죽어서 브랜드를 남긴다.

라라프로젝트 일상수집일기

사람은 죽어서 브랜드를 남긴다.  

    

평소 네이밍 짓기 놀이를 좋아한다. 기존의 네임에 새롭운 생각을 더해서 재창조해내는 걸 특히 좋아한다. 

그동안 지었던 이름들을 한번쯤은 정리를 해둬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혹시 아는가. 

엄청나게 비싼 브랜드명이 될지.      

대략 기억나는 것만 정리해 보았다. 

11개나 된다. 



1. 수피야

두 아이가 어린이집에 다닐 무렵이었다. 숲체험을 주로 하는 어린이집이었는데 어느날 3세 아이들 반 이름명을 공모한다며 문자가 왔다. 숲을 연상시키면서 어린이집에 어울릴만한 이름을 고민한 결과, ‘숲이야’를 떠올렸다. 소리나는 대로 표기해 보았다.

‘수피야’ 

공모결과는 ‘채택’, 상품이 뭐였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기분 좋은 경험이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숲의 요정이라는 의미로 수피아라는 의미의 단어도 있었다.  


2. 밥프라 윈프리

유튜브명이다. 주부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하는 형식의 유튜브를 만들어 보고 싶었다. 오프라 윈프리 같이 편안한 토크쇼를 하는 모습을 상상해 보았다. 그리고 주부를 연상하는 식사를 떠올리고 이내 오프라 윈프리를 밥프라 윈프리로 바꿔보았다. 

아직 시도해 보진 않았지만 해보고 싶은 채널이다.      



3. 뒷북

이것 또한 유튜브명을 염두에 두고 지은 것이다. 뒷북은 누군가가 이미 다 알고 있는 사실을 모르고 처음 알려 주는 것처럼 말하거나, 이미 다 끝난 일을 가지고 뒤늦게 설쳐대는 것을 희화화한 단어로의 의미와 D-BOOK으로 (DREAM BOOK)의 의미 두 가지가 있다. 

북리뷰를 위한 채널이다. 도서평을 하거나 꿈의 길라잡이가 될 수 있는 책을 소개하는 내용으로 말이다. 뒷북 채널로 몇 편을 올려두긴 했지만 D-BOOK (DREAM BOOK)의 내용과는 다소 거리가 있어 채널의 성격을 명확히 하기 위해 다시 작업을 해야 할 듯하다.   


   

4. 숲과 벅스

이 이름을 만들게 된 계기를 떠올려 보면 실소가 나온다. 작년 겨울 특허청에 상표등록을 해 둔 상태이다. 몇 개월 뒤 등록 완료가 될 예정. 

숲과 벅스는 커피숍, 숲체험, 캠핑장, 곤충체험장 등을 염두에 두고 네이밍한 것. 

어느날 운전중에 길게 늘어선 자동차 줄을 보게 되었다. 스타벅스 드라이브스루를 통과하기 위해 늘어선 줄이었다. 그 광경을 보고선 스타벅스의 성공요인에 대해 잠시 생각해 보았다. 

그러다가 스타벅스, 스타벅스, 스타벅스를 여러번 발음해 보고선 스타벅스와 비슷한 이름을 떠올려 보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숲과벅스!!!! 숲과 벅스를 빠르게 발음해 보면 스타벅스와 비슷하다. 

남편에게 전화해서 이야기했더니, 몇 년을 같이 살아 나와 비슷해진 것인지 이름이 너무 괜찮다며 폭풍 칭찬. 다른 사람이 쓰기 전에 특허를 받아두라고 한술 더 뜬다. 얼떨결에 20만원이라는 돈을 들여 등록 신청을 하고 지금까지 기다리고 있다. 



5. 더옳은

더옳은 상표등록으로 특허를 받은 이름이다. 교육사업의 빅픽쳐를 그린 후 지은 이름이다. 

더옳은 두 개의 의미가 있다. 첫째는 더 옳은 방향으로 아이들을 이끌어 가겠다는 의미와 성적이 더 올랐다는 의미.

올바른 방향으로 바르게 교육해 나가려는 철학이 듬뿍 담긴 40만원 이나 들인 이름이다.  


    

6. 생각잡스 유진

생각이 많다 못해 매일 삼천포로 빠진다. 특히 샤워 중 명상이나 운전 멍상을 즐긴다. 

가끔 떠오르는 생각 중에 기가 막힌 것도 있다. 그걸 하나씩 카드명언형식으로 제작하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네이밍을 한 것이다. 

‘생각잡스 유진’

이름을 들은 사람들은 대부분 스티브 잡스를 떠올렸다고 한다. 잡스와 같이 창의적인 일을 하고 싶어서 지은 것 같다고. 

그럴 수도 있겠지만 사실 그것보다는 더 단순하게 지어진 이름이다. 

살짝 저급한 표현이긴 하지만, 생각잡스는 생각 잡. 스레기라는 의미로 평소에 하는 이런 저런 생각들이 대부분 버려지는 것들이 많아서 지은 것이다. 

어느날 온라인 상에서 알게 된 한 분께서 생각잡스가 무슨 의미냐며 물어오셨다. 

그다지 친분이 두텁이 않았던 분인지라 언행이 조심스러웠다. 

‘생각, 잡, 스레기요.’ 라고 하기에는 말이다. 

순간적인 잔머리가 뛰어난지라 질문을 받자마자 이렇게 대답했다. 

생각잡스의 의미는요, 생각이 잡다하게 스쳐지나가다에요.    


       

7. 집中

집놀이 대여사업을 꿈꾸고 지은 네임이다. 바닷가에 있는 시골집들을 숙박업으로 변경해서 사업장으로 만들 생각을 말이다. 집中도 이중의미가 있다. 

1. 집 안에서 놀다. 2. 삶에 집중하다.

책으로 가득한 이 공간 안에서 오롯이 나에게 집중하는 공간, 집안에서 머물다 오는 공간을 만들고 싶어서다. 실현 가능성 95%인 이 사업은 50이 되기 전에 시작할 예정.     



8. 브런치 작가 안되면 '부럽지 작가'

브런치 작가를 시도하고 몇 번의 고배를 마시고 나서 지은 이름이다. 브런치 작가 안되면 부럽지 작가라도 하겠다고 선포. 농담처럼 들리겠지만 진심이었다. 한 번 더 떨어지면 부럽지 작가로 활동하려 했다.      



9. 글로글

블로그를 치려다가 오타가 나서 우연히 지은 이름. 글로글. 지어놓고 스스로 감탄했다. 

이 네임은 살려야 겠다. 무조건.  


    

10. 북링 ㅇ

독서모임 이름이다. 원모양의 네임이미지도 만들었다. 책으로 이어주는 세상이라는 의미의 북링.

낯선 지역으로 이사와서 독서모임을 찾아 헤매다가 만들어 버렸다. 아파트 내 독서모임을 만들어서 낯선곳에서 적응해보자는 작은 소망으로. 

그러다가 북링이라는 이름을 지역으로 퍼트려야 겠다는 원대한 포부까지 갖게 되었다. 지금은 북링김포인천 1호. 앞으로는 북링 대전, 북링 부산, 이렇게 전국구가 되길 꿈꿔본다. 

정말 책으로 이어지는 세상을 만들어보고 싶다. 


11. 서성채

내 집을 장만하면서 집에 이름을 붙여 줬다. 세아이의 이름의 끝글자를 한자씩 따서 '서성채'

다산 선생의 수오재처럼 집에 멋진 이름을 지어주고 싶었다. 나무판에 세 글자를 새겨 현관 입구에 걸어두었더니 더 특별해졌다. 어딜 가든 이 이름은 우리 가족이 자리 잡는 집의 이름이 되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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