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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잡스 유진 Jan 27. 2023

아이들의 앞에 서려 하지 마세요.

라라프로젝트 일상수집일기

아이들의 미래 걱정스러우시죠?

공부를 시키고 싶은데 마음대로 되지는 않고 뭐하나 진득하게 하는 것도 없는 것 같고

얼굴보면 잔소리부터 튀어나오는 건 어느집이나 같은 풍경일 듯 합니다.

미래의 걱정은 부모만 하는 듯 아이들은 천진난만하기 짝이 없습니다. 

이것도 시키고 저것도 시켜서 미래 인재상에 부합되게 만들고 싶은데 어떤 정보가 정확한지 무엇이 정답인지 부모조차도 헷갈리는 시대입니다. 


결혼 12년차 육아를 오랜기간 하지는 않았지만 세 아이를 키우면서 깨달은 것들을 글로 남겨 보려합니다.  아이들 교육에 있어서 절대 넘지 말아야 하는 선을 정해두었습니다.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아이들 앞에 서지 않을 테다.'


아이들의 앞에 서서 제가 걸어왔던 길, 그리고 제가 알고 있는 세상이 전부 인양 이끌지 않겠다는 의미입니다. 

부모의 등에 가려져 아이들 눈으로 세상을 그대로 바라보는 것이 힘들 것 같아서 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생각해 보았습니다. 

아이들의 등 뒤에 서 있는 건 어떨까? 하고요.

아이들을 앞에서 끌지 말고 뒤편에서 든든한 지원자로 서 있는 모습,  상상만 해도 좋지 않나요?


이와 같은 생각은 한 부모님과 대화를 나눈 후 마음 먹은 겁입니다. 어쩌면 나도 아이들의 눈을 가리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요.

그 부모님께서는 보험업으로 꽤나 높은 수입을 얻고 있는 듯 했습니다. 아이들을 어쩔 수 없이 사교육에 맡기고는 있지만 자신이 생각하는 인생이란 건 돈이 전부라고 합니다. 공부 말고도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이 많으니 공부를 꼭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입니다. 

저도 이 말에는 어느 정도 동의합니다. 누구나에게 한가지씩의 재능이 있으므로 꼭 공부로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이 말을 잘못 받아 들인 듯 합니다. 그냥 공부를 안해도 된다로요. 

학부모의 생각이 아이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져서 인지 아이들이 학원에서 보이는 태도는 불성실 그 자체였습니다. 마음이 내키는 시간에 원에 왔다가 하는 둥 마는 둥, 시간을 때우다 간다는 표현이 적당할 정도였으니깐요. 불성실한 태도를 지적하는 저에게 그럽니다. 

"엄마가 공부 안해도 된다고 했어요."

한 번 더 엄마와 통화할 기회가 았었는데 이번에도 같은 말씀을 하셨습니다. 

보통 학부모와의 통화에서는 듣는 입장인데 그때는 저의 생각을 말해버렸습니다. 

"어머니, 누구나가 공부를 잘 해야하는 건 아닙니다. 공부로 돈을 잘 벌 수 있는 것도 아니라는 말씀에도 동의를 하고요. 그런데 아이들은 어떤 일이든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임해야 한다는 것을 배울 필요는 있습니다. 지은이가 공부머리가 뛰어난 아이일수도 있는데 어머니께서 그렇게 선을 그어버리시면 아이의 숨은 재능이 보이기도 전에 싹을 잘라버리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니 아이들에게 인생에 돈이 전부이니 공부안해도 된다는 말씀은 안해주셨으면 해요."

몇 번을 고민하다 용기내서 한 말이지만 끙끙거리다가 내뱉고 나니 속이 쉬원해졌습니다. 생각이 확고한 분이라 저의 말이 통했을리는 없을 겁니다. 그 이후로도 같은 말씀을 하셨으니깐요. 

부모가 경험한 것이 세상의 전부라는 식으로 보여주는 것은 위험합니다. 아이의 눈 앞에 어떠한 길이 펼쳐질지 모릅니다. 그 길을 온전히 보여주었으면 합니다. 등 뒤에 서 있는 아이들은 부모의 등(부모의 길)이 먼저 보일 것입니다. 

아이들은 어떤 모습으로 커갈지 모릅니다. 그래서 단정은 무서운 겁니다. 어릴 때의 단면적인 모습을 보고 부모가 함부로 판단을 내려서는 안됩니다. 물론 아이들의 판단을 100프로 믿고 따라가기는 힘들지만 스스로 경험해보고 쌓아갈 수 있는 기회는 자르지는 않았으면 합니다. 

아이들을에게 많은 기회를 주세요. 그리고 경험하게 해주세요. 그것이 아이들의 등 뒤에서 든든한 지지자로 있어주는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은 믿는 만큼 커갈 겁니다. 






"어른이 어린이를

내리 누르지 말자.

삼십년 사십년 뒤진 옛 사람이

삼십 사십년 앞 사람을

잡아 끌지 말자."

 <후략>


1930년 7월

어린이인권운동가 방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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