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손 젓가락질

by 유리

오른손이 아팠다.

사용을 너무 많이 해서 그렇단다.

가장 빠른 치료법은 휴식.

그래서 왼손을 쓰기 시작했다.


마우스 작동부터

무거운 짐 들기

화장품 바르기

젓가락질하기까지


오른손이 주로 하던 일을 왼손으로 하다 보니

오른손이 새삼 많은 일을 했음을 알게 되었다.


이래서 탈이 났구나.


오늘은 왼손으로 젓가락질을 해 보았다.

아이들이 젓가락질을 하다가

젓가락을 집어던지고 손으로 먹는 이유를 알았다

외국인들이 젓가락질을 한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거다.


익숙하지 않은 행동을 하니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그런데 익숙지 않음이 몇 가지 이로움을 주었다.


식사를 천천히 하게 된다

밥과 맛있는 반찬을 같이 먹고 싶어서

맛있는 반찬이 입에 들어올 때까지

밥을 천천히 씹었다


소화가 잘 된다

의도치 않게 꼭꼭 씹게 되니

식사시간이 길어졌지만 소화가 잘 되었다


간식이 당기지 않는다.

식사 후 늘 간식이 당겼는데 간식이 당기지 않는다.

그동안 식사를 급하게 했나 보다.


가끔은 익숙한 것과의 결별을 선언해야겠다.

의외의 이로움을 발견할 수 있으며

너무 익숙해서 그동안의 고마움을 모르고 살 수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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