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이런 생각을 한 적 있다.
나의 고통을 점수로 매기면 몇 점일까?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은 내가 느끼는 고통이 괜한 엄살일까 봐다.
모순적이게도 나보다 높은 점수를 가진 사람을 만난다면,
부끄럽기보다는 행복할 테다.
나는 뻔뻔히도 물어볼 것이다.
'그 점수로 어떻게 살아가시나요?'
불순한 경외심
망치를 든 철학자여, 당신이 말하는 의지가 곧 이런 것 아니겠습니까?
누가 나를 비겁하다고 하는가.
나보다 점수가 낮은 사람이 있다면,
나는 얼마든지 나의 불행과 치부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겠다.
내 우월한 고통으로 네 고통을 박탈한다.
나의 고통 속에서 잠시나마 안식할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