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함께라서 좋아

by 양M


퇴직 후 아내랑 대학원을 1년 다녔습니다.


아내를 만난 이후로 무언가를 함께한 최초의 사건이었습니다. 캠퍼스 커플로 행복한 기간이기도 했지만 '긁어 부스럼 만드는 짓 아닐까' 우려까지 한 진중한 자기직면의 시간이었습니다.


상담심리전공으로 마주한 저와 아내의 기록입니다. 대학원 입학은 아내의 바램이었습니다. 유아보육현장에서 10여년 일하며 두 아이를 양육한 베테랑 주부가 하고 싶은 공부를 하는데 남편이 따라간 격입니다.


뭘 배우나 궁금했습니다.



생애처음 자발적으로 사람공부를 시작했습니다. 특히 나를 톺아보는 과정이 흥미로웠습니다. 아내를 만나서 이끌림을 느끼고 함께 살기로 결심하는데 작용했던 요소들을 객관적 지표로 확인하며 즐거웠습니다. 전공서적을 탐독했습니다.

그렇다고 사람공부의 매력에만 빠져들 수는 없었습니다. 저는 생활인이자 4인 가족의 가장이기 때문입니다. 사회적 역할이 주는 고정관념이라는 압박감으로부터도 자유롭지 못했습니다. 졸업을 2개 학기 남기고 휴학을 하였습니다.


결국, 저는 복학하지 못했습니다. 제적 되었습니다. 그 사이 함께 시작했던 아내는 졸업을 했습니다.


이제 아내는 직업 현장에서 일하면서도 알파세대 아동 대상의 모레놀이 치료에 대한 연구를 꾸준히 이어가고 있습니다.


아내와 공부를 시작하고 첫 학기 기말고사 마치면서 이런 대화를 나눴습니다. "여보 우리 부부박사 하고서 노벨상에 도전해 보는 건 어때요?"


지금도 그 때 그 마음은 같습니다.



꾸준한 자기 성찰과 이웃들에 대한 관심을 지속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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