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적 이끌림이었을까.
작년 9월말 브런치작가에 합격한 후, 10월 초부터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브런치 플랫폼에 익숙치 않은 관계로 일단 브런치북 하나를 만들어 일주일에 한 편 연재를 하기로 했다. 연재 방식을 선택한건 '강제로' 나를 하게 만드는 환경을 세팅해놓아야 '의무감'으로라도 내가 계속 올릴 수 있을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는 분명 적극적이지 못했다. 일주일에 한편 올리는 것도 나에게는 너무 버거웠다. N사 플랫폼을 먼저 시작해서 그곳에는 매일 글을 올리고 있었으나, 아직 브런치에는 적응을 못한 탓도 있었다. 그리고 뭐랄까, 글 좀 쓴다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이 플랫폼의 특성상, 왠지 브런치에는 조금더 '잘 써야' 한다는 나도 모를 압박감이 있었음을 인정한다.
그렇게 '완벽주의'로 포장된 '나태함'으로 지난 3달여간 일주일에 한 편 겨우 글을 올렸고, 다른 작가님들의 글을 많이 읽지도 못했다. 글을 올리면서 브런치 메인 화면에 뜬 작가님들의 글과 내 글에 댓글이나 라이킷을 달아주시는 분들 위주로 찾아가 글을 읽는 정도였다.
그러다 한달여 전쯤이었나, 우연히 지담 작가님의 글을 한번 본 후, 그 철학적 깊이와 그걸 글로 풀어내는 노련한 글솜씨에 반해 당장 구독을 눌렀다. 나도 평소에 하고있던 생각이었으나 결코 그것을 세련되게 글로 표현할만한 내공은 갖추지 못했던 나는, 작가님의 글을 읽으며 세찬 공감과 또 새로 배우는 것들로 인한 지적 희열감에 들떴다.
그렇게 지담 작가님의 글을 종종 보던 어느 날, 지난 주 쯤이었다. '위대한 만남'이라는 <엄마의 유산> 북토크가 온라인/오프라인 동시에 열린다는 글을 운명처럼 보았다. 고백하건대, 미국에 살고 있는 나는 그 책을 아직 읽어보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왠지 모를 이끌림이 있어서 신청서를 내고 온라인으로 참석하게 되었다.
미국시간으로 금요일 밤 9시부터 새벽 1시까지 진행된 북토크는 단언컨대 요 근래 내가 경험해보지 못한 정신적 '각성'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되었다. 지담 작가님이 보여주신 그 엄청난 에너지는 내가 그동안 연재 브런치북에 언급했던 '높은 진동수의 의식' 그 자체였다. 내가 지향하고자 하는 그 높은 진동수의 의식을 가진 분을 실제로 뵈니 형용할 수 없는 쾌감과 도파민이 온몸에 분출되는 느낌이었다.
지담 작가님 뿐 아니라 같이 북토크 진행을 도와주신 다른 작가님들, 그리고 나와 같이 온라인 혹은 오프라인으로 참석한 다른 작가님들의 열정적인 모습에, 오랜 시간 잊고 살아 이제는 내 것이 아니라 생각했던 그 '열정'이 다시금 내 안에서 고개를 내밀었다.
지담 작가님이 전해주시는 여러 메시지들이 하나같이 다 마음에 와닿았는데, 그 중 몇가지만 꼽아본다.
- education의 어원은 '안에서 끄집어내는 것'이다. 밖에서 넣어주는게 아니라 아이가 이미 갖고 있는 그것을 끄집어내는 것이고, 따라서 부모가 먼저 보여주어야 한다.
- 엄마가 엄마 삶을 쫀쫀하게 잘 살면 아이도 자연히 그의 삶을 쫀쫀하게 살게 된다.
- 아이가 학교 갔다오면 "오늘 뭐했어?"라고 묻지 말고, 엄마가 한 일에 대해 이야기해주어라. 그러면 아이도 따라서 자신의 이야기를 하게 될 것이다.(열린 대화)
- 안 되는 이유를 찾지 말고 되는 이유를 찾아라. 하려고 생각하면 길이 보인다.
- 아무 계획이 없어도 일단 한발을 내디디면 그때부터 길이 보인다.
- 내가 쓰는 글에 금값을 매기자.
- 그냥 하면 된다.
- 내 정신의 금을 손아귀의 금으로 만들자!!
꿈이 있는 엄마가 될 것을 당부하시는 작가님의 말씀에 내 심장이 뛰는 것을 느꼈고, 아이를 키우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믿음'이라고 나는 해석했다. 아이가 질문하면 바로 답을 주지 말고, 다시 질문함으로써 스스로 답을 찾아내게 하는 것. 꿈을 가진 엄마를 보며 스스로의 꿈을 찾아 주체적으로 삶을 꾸려나가는 아이로 키우는 것. 내가 지향하는 바와 정확히 일치했다.
내 주변 열사람의 평균이 곧 나라는 말씀도 인상적이었다. 같은 꿈을 향해 함께 나아가는 동반자를 만나고 그 시너지를 통해 함께 성장하는것이야말로 작은 변화들이 모여 큰 변화를 이루는 씨앗이 될 것임에 틀림없다.
그리고 그러한 첫 여정으로서 <엄마의 유산2>를 기획하고 계신다는 말씀에 내가 느낀 그 운명적 이끌림이 내 삶에 실현된 끌어당김의 법칙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북토크 '위대한 만남'에서 얻은 에너지 덕에, 그동안 소극적이었던 브런치에 조금더 적극적으로 글을 올리고 활동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저것 생각하지말고 '그냥 해!' 정신으로, 기존의 연재 브런치북 외에 비교적 자유롭게 글을 올릴 수 있는 매거진을 만들었다.
이 매거진에는 나의 마음공부 여정과 생각 등을 꾸준히 쌓아가보려고 한다. 매일같이 새벽 7시반에 글을 올리시는 지담 작가님처럼은 도저히 못하겠지만, 꾸준히 글을 올리면서 글 쓰는 역량을 쌓아가는 과정이 되길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