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역전
이쯤이면... 내, 인생은 성공적이지.. 이 정도면 내가 쓸 돈은 충분하지...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있을까?
글쎄, 내 친구들 중에, 가족 중에, 아무튼 주변에서 그런 사람을 본 기억이 없다.
사람들은 만족하지 않은 현실 때문에 로또를 산다.
그러나 로또라는 것이 사야만 당첨의 행복을 누리는 건데, 나는 복권을 잘 구매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부자는 아니지만, 이루어 놓은 것은 없지만, 복권이라는 것이 허무맹랑한 요행을 바라보는 무해한 것이라는 생각을 했었나 보다. 그리고 무엇보다 공짜로 얻어지는 것은 없다는 생각을 하며 살아서인지 모르겠다.
그래서 한동안은 복권을 몇만 원씩 많이 사는 사람들을 한심하게 바라본 적도 많다.
무엇보다 복권을 사러 복권방에 들어가는 것이 자연스럽지 않았던 사람이다.
그런 내가 복권을 판다.
사람이 한 치 앞을 못 보는 존재인 것은 맞는 것 같다.
로또가 발행되어 팔리기 시작한 이래 두어 번 밖에 사본 적이 없는 내가 로또를 파는 사람이 되어 있다는 것이 아이러니하지 아니한가 싶다.
2년 전 남편이 로또판매점에 관한 이야기를 하다가, 우리도 해당이 되니 판매인 신청을 해 볼까? 하는 말을 했다.
나는 그저 지나가는 말로 한 줄 알았다.
당시 나는 크진 않지만 동네 모퉁이서 카페를 하고 있었는데 나름 벌이가 괜찮아서 다른 업종에는 별 생각이 없던 때였다.
그런데 얼마 후 남편이 판매인 모집에 선정되었다고 했다.
컴퓨터 추첨이긴 하지만 우리 지역에 몇십대 일의 경쟁을 뚫고 선정이 된 것이다.
그날부터 우리 부부는 인터넷을 뒤지기 시작했다.
이것이 사업성이 어느 정도인지, 판매점을 어떤 곳에 해야 하는지 소득은 어느 정도 되는지...
로또 판매점이라는 것에 들어본 적도 없고, 판매점을 하는 지인이 있는 것도 아니고, 딱히 물어볼 곳이 없었다.
그래서 샅샅이 인터넷을 뒤졌지만, 정보에는 한계가 있었다.
하여 내린 결론이 내 카페에서 샵앤샵으로 할 수 있는지 알아보았다.
가능하다고 했다. 얼마나 다행인지 하던 가게 한켠에서 하면 달리 들어갈 경비도 없고 소득은 느는 셈이니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가장 중요한 변수를 알기 전 까지는...
변수는... 다른 복권방과의 거리였다.
상권을 고려해서 기준이 있는데 우리 가게와 다른 복권방과의 거리가 96m였다.
최소 100m 이상 떨어져야 한단다.
고민하다가 포기하기로 했다.
로또판매를 하게 되면 남편과 아이들은 직장을 다녀야 하는 관계로 자연스럽게 판매는 내 몫인데 하고 있어서, 가게를 포기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아무튼,
여러 과정을 겪으며 가게를 정리하고 로또판매점을 시작하게 되었다.
물론 하던 카페를 정리하고 새로운 곳에서 나의 새로운 도전이 시작되었다.
잘 알지 못하지만, 이전에 하지 않았던 일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상상하지 못하던 새로운 이야기들로 매일을 맞이한다.
그 이야기들이 많은 사람들의 오해와 편견을 바꿀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로또 파는 이야기를 이어가고자 한다.
이 또한 많은 이들의 인생을 비추는 영화 같은 이야기들이 가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