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태어난 날, 나는 엄마로 태어나다
태어나다[동사] : 사람이나 동물이 형태를 갖추어 어미의 태(胎)로부터 세상에 나오다.
너를 잉태하고
뱃 속에서 열 달동안 키우며
손가락은 열개인지
발가락은 열개인지
심장은 잘 뛰는지
내장기관은 잘 형성되었는지
눈코입은 잘 형성되었는지
걱정에 걱정을 보태며
너 만날 날만은 손 꼽아 기다렸다.
너가 태어난 날,
너가 '응애'하는 울음 소리를 들으며
나는 엄마로 태어났다.
그동안의 '나'를 잠시 뒤로 밀어두고
'너'의 엄마로 내 삶의 조명을 맞추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