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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아로 Nov 05. 2023

6개월 아가를 키우는 행복

꼬물거리는 너의 손이 나의 손을 잡을 때

반사운동으로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움직이던 아가의 감각과 신경이 하나 둘씩 깨어나 이제는 제법 감정표현도 하고 움직거리고 꼬물거린다.


200일 남짓, 집에서 혼자 끙끙대며 아이 돌보기와 집안일들로 사투를 보내며 흔히 말하는 독박육아를 한 나는, 나를 돌볼 여력이 없어 다이어트도 실패! 꾸미지 못한 추리닝 차림새에 머리 질끈 묶은 초라한 행색이다. 산후탈모에 흰머리도 잔뜩 늘어 나를 잃어가는 기분이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달 한달이 다르게, 일주일이 다르게 아니 하루하루 달라지며 스스로 할 줄 아는 게 하나씩 늘어가는 아가를 보면서 ‘나를 갈아 육아하는’ 것에 대한 보람과 뿌듯함을 느끼곤 한다. 특히 재울 때나 자고 있는 아가의 손을 잡고 있을 때, 꾸물거리는 손이 나의 손을 움켜잡는 그 느낌은 김동과 행복 그 자체다.


6개월 아가는 이제 엄마를 인지하고

엄마를 바라보며

엄마의 얼굴을 어루만지거나

엄마의 손을 만지작 거리는 ‘자식’으로

최선을 다해 나날이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나를 잃어가고 나의 생활을 잃어 힘들고 자존감은 바닥을 치지만 충만한 행복을 느낀다.


오늘도 사랑한다.

나의 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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