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가 생의 첫 눈, 너와 함께 맞는 첫 눈
눈송이라고 표현하기엔 역부족인
눈 싸라기들이
싸늘해진 겨울 바람에 흩날리며 내리고 있었다.
나폴나폴
춤을 추는 나비의 날개짓 같기도 하고
설탕가루 한 소꿉 짚어
흩뿌리는 것 같기도 했다.
날이 제법 추워져 외출을 삼가며 지내던 요즘
불가피한 상황이 발생하여
아기와 나, 이렇게 단 둘이 급한 외출을 하게 되었는데
복실복실한 잠바와 모자를 쓴 아가 머리 위에
눈이 살포시 내려 앉았다.
"아가야, 첫 눈이야! 엄마도 올해 처음 보는 첫 눈이야!
우리 아가 태어나서 처음 맞는 첫 눈이네!
너와 함께 보게 되어서 엄마는 너무 행복해!"
라고 속삭였다.
생각보다 훨씬 낭만적이었다.
나의 아가와 함께 맞는 첫 눈.
평생 오늘의 장면을 머리와 가슴 속에 고이고이 담고 살아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