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 유튜버, 가수, 패션회사 CEO...
여러 사람들을 설명하려는 게 아니다.
이걸 다 - 하는 한 사람,
다비치 강민경의 이야기다.
개인적으로 요새 릴스, 쇼츠 등
숏폼을 의도적으로 끊었다.
웬만하면 유튜브는 pc로만 보는 중인데,
썸네일이 뜨면 누르게 되는
대표적인 채널이 <걍밍경>과 <핑계고>다.
둘 다 스킵 버튼을 누르지 않고
3-40분 뚝딱 가볍게 본다.
최근에 봤던 충격적인 영상은 이거였다.
다비치 콘서트 영상.
러닝타임 47분.
틀어놓고 보다 보니, 어느새 엔딩이었다.
그런데 이 영상을 강민경이
무려 셀프로 편집해서 올렸다고 하더라. (!)
댓글을 살펴보니 그의 편집 스킬에
놀란 사람은 나뿐만이 아니었다.
가수, 연예인, 인플루언서..
흔히 이쪽 사람들은 '출연자'쪽에 속하곤 한다.
그러니까 카메라 앞에 서 있는 사람이다.
그런데 강민경은
카메라 앞에서도 서면서,
동시에 뒤에도 선다.
사실 편집은 노가다에 가까운 영역이다.
컷을 하나하나 자르고 붙이고,
장면에 맞게 음악과 효과를
보고 - 듣고 - 자르고 - 붙이고의(...)
무한한 반복이라고 보면 된다.
강민경처럼 돈도 많으면
충분히 사람을 고용해서
만들 수도 있었을 부분이다.
(본인은 디렉팅만 하고.)
그런데 강민경은 밤이고 새벽이고
실제로 작업실 의자에 엉덩이를 붙이고
수십 시간을 꼭 붙어 앉아서
혼자서 시퀀스를 옮기고 붙이면서
셀프 편집을 해냈다.
스스로 PD라는 역할에 애정이 없다면,
욕심이 없다면 할 수 없는 일이었을 테다.
심지어 그는 본인을 매력적으로
잘 담을 뿐만 아니라,
남들도 예쁘게 담는다.
송혜교 브이로그(505만 회)
이해리 결혼식 영상 (980만 회)
모두 강민경이
직접 촬영하고 편집한
타인의 영상이다.
다른 사람의 숨은 매력을 발굴하고
요즘 사람들이 좋아하는 포인트를
날렵하게 살려서 영상을 만든다.
그러니 강민경은 단순히
유튜버나 크리에이터를 넘어서
'PD'라는 이름으로 불리기 충분한
사람으로 진화한 셈이다.
그런가 하면, 어느 날에는
동생에게 카톡 하나가 도착했다.
김밥을 주문한 배달앱 캡처 화면이었다.
사진 한 장과 그 아래 짧은 코멘트.
"강민경 김밥으로 유명한"
강민경이 차린 김밥집도 아니고,
강민경이 모델을 하는 김밥집도 아니다.
작년 겨울, 강민경이 본인의 유튜브 채널에서
촬영한 먹방 방송으로 유명해진 한 김밥집이었다.
동네의 작은 김밥집 하나가
걍밍경 채널에 나오더니
서울 각지에서 찾아오는
웨이팅 맛집이 되어버린 거였다.
김밥뿐만이 아니다.
요즘 친구들이 자주 따라 해 먹는
'양배추 엽떡'이라는 게 있다.
엽기떡볶이에 양배추를 잔뜩
넣어서 먹는 레시피인데,
역시 강민경 유튜브에서
태초의 인기가 시작됐다고 한다.
그 가녀린 체구의 소유자가
맛집, 요리 분야까지
대중을 섭렵하다니.
이쯤 되니까,
강민경이라는 사람이 가진
'라이프' 그 자체에 강력한 영향력이 있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고등학생 때는 얼짱으로 유명하더니,
20대엔 8282 등 수많은 히트곡을 낸
다비치로 가수 활동.
여기에 틈틈이 연기자에 도전하기도 하고.
30대인 요새는 PD로서 편집과 채널을 운영하고
자기만의 패션 브랜드를 운영하고
단골 맛집이나 레시피도 전국구로 부흥시킨다.
이중에 하나만 잘해도
성공한 삶일 텐데!
강민경은 다양한 경계를 넘나들면서
그걸 또 밉지 않게, 사랑스럽게,
트렌디하고 촌스럽지 않게,
대중의 감각에서 잘 풀어낸다.
심지어 오랫동안.
이건 정말이지..
엄청난 재능이다.
연예인의 삶이란 게
일종의 '일등석 콘텐츠'처럼
사람들의 로망과 욕망을 건드린다.
‘나는 가본 적 없는
저 너머의 삶은 어떨까?‘
그 궁금증으로 썸네일을 클릭하고.
보고, 부러워하고, 동경하게 된다.
그러나 최근의 강민경은
'연예인이어서 잘 된 거지 ‘,
'연예인이니까 많이 보는 거지'
의 틀을 뛰어넘은 사람이 된 것 같다.
이제는 그녀가
세상에 어떤 것에 도전하더라도
어색하지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