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네게 필요한 건 용서가 아니라 상처받은 영혼을 돌보는 일이다
2009년 여성의류 쇼핑몰을 운영하며 직접 모델일을 할 때었다. 외모가 재산인 시기 었기에 관리를 위해 피부과를 찾았다.
첫 시술 날 의료사고가 발생했다. 하룻밤 자고 일어나니 얼굴은 퉁퉁 부어 있었고 진물은 목까지 흘러내렸다. 그러나 그때까지도 '설마... 나에게 이런 나쁜 일이 생길 리 없어. 시간이 흐르면 잘 해결되겠지.'란 생각으로 불안감을 방어했다. 오직 강남 유명한 피부과 원장, 서울대 자문위원장이란 화려한 타이틀에 기대어 병원장의 권위를 믿었다.
모든 예상과 믿음은 뒤통수를 치며 달아났다. 그는 자신의 실수를 덮기 위해 얼굴 위에 한번 더 레이저를 쏘며 2중 차트를 만들었다. 그때까지도 상황 판단이 서지 않아 당하고만 있었다. 그렇게 힘들어 울고 있는 나에게 사람들은 저마다 한 마디씩 건넸다.
'네가 지금 아홉수에 삼재라 그래. 액땜했다 생각해. 앞으로 좋은 일이 있을 거야.'
'그들을 용서해. 그래야 하느님이 너 죄도 용서해 주셔.'
'병원 문 앞에서 목에 피켓 걸고 1인 시위해. 인터넷에 글 올려서 그 병원 망하게 만들어.'
'그러니깐 누가 멀쩡한 피부에 손대래? 다 욕심 때문에 그런 거 아냐. 얼굴에 그만 손대.'
'살다 보면 지금보다 더 한일도 많아. 내가 겪은 시련에 비하면 별거 아니야. 그러니깐 너무 힘들어하지 마.'
'괜찮아질 거야. 그러니깐 힘내.'
모두 나를 위한 위로와 격려의 말이었겠지만 그 어떤 말도 마음에 와 닿지 않았다. 오히려 고통스런 내 마음을 더 비참하게 만들 뿐이었다.
'있잖아. 어설픈 위로는 힘든 사람을 더 아프게 해. 그러니깐 지금 내 마음이 어떤지 모르겠으면 제발 그 입좀 닥쳐줄래?'
그 당시 이 말이 목젖을 간지럽혔다. 그러나 주위 사람들의 미움까지 받고 싶지 않아 내 입을 닫았다. 그리고 혼자 미친년처럼 서럽게 울면서 생각했다.
'병원 사람들이 정말 인간이고 양심이 란게 남아 있다면 단 한 번만이라도 미안하다고 나에게 말하지 않을까?' 잠자고 있는 그들의 양심을 깨워주겠다는 생각에 마음은 새까맣게 타 들어가면서도 친절하게 대했다. 그렇게 겉과 속이 다른 행동은 내 자신을 가장 괴롭혔다. 분노에 치를 떨며 신에게 기도했다.
‘독사의 자식 같은 병원 측 관계자들의 마음을 돌려 고통받은 내게 진심 어린 사과를 할 수 있게 해주세요. 그럼 그때는 쿨하게 그들을 용서하고 마음을 편히 갖을게요.'
그러나 병원 측의 뻔뻔함은 더욱 극에 달했다. 1년 뒤 그들은 병원 문을 걸어 잠그고 법대로 하라며 소리쳤다. 그들의 바람대로 소비자보호센터에 신고를 했고 보상을 받아냈다. 그러나 그동안 겪은 억울함과 금전적 피해를 생각하면 보상금액 마저도 어이없어 화가 났다. 그 모든 과정을 겪는 매 순간마다 분노에 사지가 부들부들 떨렸다. 그렇게 1년의 시간을 지옥의 불 속에서 몸부림쳤다. 지친 영혼을 이끌고 홀로 앉아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먹먹해진 가슴을 쳐대며 쓸어내렸다. 잊어보려 해도 용서해 보려 해도 자꾸만 그 모든 일이 또렷이 떠올라 미칠 것만 같았다. 너무나 원망스럽고 괴로워 알고 있는 모든 쌍욕을 신을 향해 쏟아내며 울부짖었다.
"정말 신이란 존재가 있다면 이제 나에게도 누구인지 알려주고 제발 행복하게 살게 해주세요."
그 후, 단 한 순간도 쉬지 않고 성서를 읽어 나갔다. 그리고 따뜻한 음성이 내 안에서 들려왔다.
얘야. 지금 네 마음 안에 미워하는 사람이 있느냐? 증오를 넘어 분노와 살인의 충동을 일으키는 사람이 있느냐? 이제부터 귀 기울여 잘 듣거라.
그를 용서하지 마라.
할 수 있는 데까지 끝까지 증오해라.
그리고 지쳐 쓰러져 잠들 때까지 울어라.
지금 너에게 그를 용서하는 일이란
조금도 중요하지 않다.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고 중요한 존재는
바로 너 자신이라는 것을
깨닫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자신이 괴롭고 미쳐 돌아버릴 것 같은데 타인을 용서하는 일이 뭐 그리 대단하고 중요하겠느냐? 많은 신앙인들이 착하게 살아야 나중에 죽어서 천국 간다는 가르침을 믿고 있다. 그렇게 저마다 눈물 속에 마음을 짓누르는 커다란 바위를 끌어안고 살아간다. 그러면서 겉으로는 행복한 척 웃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신의 가르침이 아니다. 빛을 가장한 악마의 유혹일 뿐이다. 천국은 죽어서 나중에 가는 곳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네 마음 안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기억해라. 악마는 언제나 인간에게 가장 좋은 일을 나중이란 시간에 미루도록 유혹한다.
얘야. 신은 잔인한 존재가 아니다. 고통에 빠져 아파 우는 이에게 '착하게 살아야 죽어서 천국 갈 수 있어.안 그러면 지옥가.' 라며 염장을 지르는 존재가 아니다.인간의 가르침이 아닌 신의 가르침을 들어라. 용서란 착한 사람이 타인에게 베푸는 선행이 아니다. 용서란 증오와 분노의 지옥 불에 빠진 자신에게 베풀 수 있는 가장 큰 신의 자비와 사랑과 용기이다. 용서와 화해는 다르다는 것을 분별하라. 용서는 오직 나를 위한 행위고 화해는 서로를 위한 행위다. 너희가 마음으로 용서한다고 해서 상대방 죄가 신 앞에서 취소되는게 아니다. 그러니 취소될까 억울한 마음에 하루하루 용서를 미루는 일이 없도록 주의하여라.죄는 인간이 지워 신 앞에서 취소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으로 신 앞에서 용서하는 것이다. 그러니 이제 네 마음 속 묶인 증오의 매듭을 사랑의 칼로 풀거라.
인간이 저지른 죄는 밤이고 낮이고
마음을 살펴보는 신이 심판한다.
인간의 시선에서는
잘못을 저지른 자가 죄인이지만
신의 시선에서는
소중한 자기 마음과 삶을
파괴하는 인간이 가장 큰 죄인이다.
너희가 능력 밖의 일을 맡을 때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무기력해지는 것과 같이 인간이 신의 권한을 넘볼 때 고통과 괴로움에 휩싸인단다. 네가 지금 괴로운 이유는 그들을 죄인이라 심판하며 지옥불에 던지려 하기 때문임을 깨닫거라. 언제나 심판은 신의 몫이고 용서는 인간의 몫이다. 심판은 인간의 마음에 번민을 일으키지만 용서는 평화를 가져다 주기 때문이란다.
지금 이 순간 온전히
자신의 행복에만 집중해라.
어떻게 하면 소중한 자신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지만 생각해라.
어떻게 하면 상처받은 마음을 건강하게
치유해줄 수 있는지만 살펴봐라.
오직 사랑의 진리 안에서만 그 답을 찾아라.
얘야. 참된 용서는 자기 자신을 진리 안에서 사랑하는 동안에만 할 수 있다. 용서하는 인간은 신이 자비를 베푸는 모습과 닮아 있기 때문이다. 진정으로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이 커지면 그때는 너무도 자연스럽게 타인을 용서할 수 있게 된단다. 소중한 자신이 행복해야 할 시간에 타인을 증오하며 복수하는 일에 세월을 낭비하지 않는다. 용서에도 순서가 있다. 성서에 기록된 기도문을 보면 그 비밀이 숨어 있단다.
‘날마다 저희에게 일용한 양식을 주시고 저희에게 잘못한 모든 이를 저희도 용서하오니 저희의 죄를 용서하시고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소서.’ (루카 복음서 11,3-4)
일용한 양식이란 육신을 위해 먹는 음식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영적인 인간들의 영혼의 건강을 위한 신의 사랑이고 진리의 말들을 의미한다. 매일 소중한 자신을 지켜주는 순수한 사랑을 마음에 품고 진리의 가르침을 믿어 삶으로 기쁘게 실천하여라. 그것만이 이 세상에서 천국을 경험하며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생명의 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있는 인간이 이 세상에서 가장 하기 힘든 일이 바로 용서다. 용서는 인간의 힘으로 하는 일이 아닌 신성神性으로 하는 일이다. 기도문에서도 용서라는 단어가 유일하게 두 번이나 반복되는 이유란다. 용서하는 마음은 자신의 상처를 돌보고 치유하겠다고 결단을 내린 용기 있는 자에게 주는 신의 선물이다.
얘야. 용서가 먼저가 아니라 자기 자신을 사랑해 주는 것이 먼저임을 마음으로 깨달아라. 이러한 진리를 바탕으로 타인을 용서하는 사람은 이 세상에서 단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천상의 기쁨을 맛보게 될 것이다.
얘야. 용기를 내어라.
너는 반드시 살아서 천국을 보게 될 것이다.
지금 이 순간.
남몰래 울부짖던 너의 기도가
신의 귓가에 다다랐기 때문이다.
- GOOD BOOK과 이야기의 연결고리 -
*저녁에, 아침에, 한낮에 내가 신음하며 호소하오니 이 울부짖음을 들어주소서. (시편 55,17)
*하느님께서 백성의 울부짖음을 들으시다. (출애굽기 2,23)
*자네들이 내 처지에 있다면 나도 자네들처럼 말할 수 있지. 자네들에게 좋은 말을 늘어놓으면서 자네들이 불쌍하다고 머리를 젓고 (욥기 16,4)
*당신께서 계시는 곳 하늘에서 들으시고 용서하여 주십시오. 당신께서는 사람의 마음을 아시니, 그 모든 행실에 따라 갚아 주십시오. 당신만이 사람의 마음을 아십니다. (역대기하 6,30)
*그들은 모두 숨겨진 일들을 드러내시는 의로운 심판관이신 주님의 방식을 찬양하였다. (마카베오하 12,41)
*나의 말이 불과 같고 바위를 부수는 망치와 같지 않으냐? 주님의 말씀이다. (예레미야서 23,29)
*"성경에 기록되어 있다. '사람은 빵만으로 살지 않고 하느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산다.'" (마태오 복음서 4,4)
*그분께서 그들을 사막으로 인도하셨지만 그들은 목마르지 않았다. 그분께서는 그들을 위하여 바위에서 물이 솟게 하셨다. 그분께서 바위를 가르시자 물이 쏟아져 나왔다. (이사야 48,21)
*예수님께서 그에게 대답하셨다.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곱 번이 아니라 일흔일곱 번까지라도 용서해야 한다." (마태오 복음서 18,22)
*또 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그러니 네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고, 네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도 풀릴 것이다. (마태오 복음서 16,19)
*그들의 눈에서 모든 눈물을 닦아 주실 것이다. 다시는 죽음이 없고 다시는 슬픔도 울부짖음도 괴로움도 없을 것이다. 이전 것들이 사라져 버렸기 때문이다. (요한 묵시록 21,4)
*"얘야, 용기를 내어라. 하늘의 주님께서 너의 그 슬픔 대신에 이제는 기쁨을 주실 것이다. 얘야, 용기를 내어라." (토빗기 7,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