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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독학력 by 고요엘 Oct 29. 2024

진짜 공부는 거칠다.

책상 위 공부는 가장 쉬운 공부다.

'공부'에 대한 책을 쓰고 나서, 심심치 않게 자녀 공부를 어떻게 시켜야 공부를 잘할지에 대한 문의나 강연 요청들이 들어온다. 개인적으로 소위 '시험 공부'를 그리 잘했던 사람이 아닌데 이런 질문들을 대할 때면 두 가지 답을 한다. 하나는 공부를 잘하는 법에 대한 정보나 지식은 이미 아무 서점이나 가서 공부에 대해 누가 쓴 책을 보더라도 다 나와 있다는 것이다. 그런 책들 중에 아무 책이나 집어서 보면 된다고 한다. 문제는 실행이지 방법의 유무가 아니기 때문이다.

다른 하나의 대답은 이것이다. 깊은 성장으로 향하는 공부는 책상 위에서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책상 위에서 일어나는 성장이 있다면 그것은 가장 낮은 수준의 성장일 가능성이 많다. 자녀의 공부를 책상 위 공부가 전부인 것처럼 몰아가면 자녀의 성장이 중장기적으로 그리 좋을 수가 없다. 영국으로 유학  한국 학생들의 영국 대학에서의 성적이 그리 좋은 편이 아니다. 대부분 중하위권이다. 초,중,고 때 난리를 치며 그렇게 공부를 많이 시켰는데도 중간 정도한다. 머리가 안좋아서 그런 것이 아니라 체력이 안되고 외국인 학생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얻는데 미숙하기 때문이다. 외국 캠퍼스에서 한국 학생들끼리만 모여서 공부를 하고 있는 것을 보면 굳이 유학을 안와도 되지 않나 싶을 때가 있다. 부를 마치고 나서도 큰 돈을 투자해가며 최소 4년을 공부한 외국 현지에서 일자리를 구하고 정착하는 비중은 미약하다. 대부분 한국 어딘가를 찾아서 다시 되돌아간다. 책상 위 공부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은 이미 철 지난 지식의 습득 정도이다. 진짜 공부는 책상 밖의 현장에서, 경험을 통해서, 관계를 통해서, 어려움을 직면하는 것 등을 통해서 일어난다. 책상 위와 밖의 치열한 상호 작용을 통해서 시너지가 생겨나고 성장이 일어난다. 교육 선진국으로 갈수록 책상 위에서 뿐만 아니라 책상 밖에서 배우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리고 기회가 부여되고 주어지는 것도 그런 기준을 가지고 정한다.  인생에서 진짜 공부는 생각보다 거칠다. 또한 복합적이다. 컨닝 페이퍼도 무용하다. 자신만의 방법을 만들어봐야 되고, 스스로 시험하고 개선해야 되고, 때로는 쓴 맛도 봐야한다.


#독학력 #공부 #독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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