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번째 기록.
아이들의 움직임은 참으로 위대합니다.
성장의 신비라는 것은 현대 과학과 의학으로도 밝혀낼 수 없는 기적과 같은 일입니다.
결혼 4년 만에 아이를 낳았습니다.
임신과 출산이라는 것은 꼭 한번 경험해봐야 하는 일이라는 생각입니다. 꼭 여자만의 전유물도 아닙니다
사랑하는 사람의 임신과 출산 과정을 함께 하는 것도 경험이니까요.
아이를 낳는 것은 상상을 초월하는 아픔입니다. 그러나 또 해볼 만한 경험입니다.
육아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무리 자식일지라도 철저하게 내가 아닌 타인에 맞추어 돌아가는 인생이란 참으로 녹녹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그 희생이 주는 기쁨이라는 것은 희생의 가치와 비교해 보았을 때, 감히 비교할 수도 없는 것입니다.
아이의 성장을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뒤집기입니다. 어떤 시기보다도 뒤집기를 할 때 부모들은 너무나 기뻐합니다.
큰아이가 태어난 지 104일째 되는 날 뒤집기를 성공하고 저는 이런 글을 적었습니다.
'축하해 우진아,
너는 드디어 세상을 바로 볼 수 있게 된 거야!'
세상을 똑바로 본다는 것은 얼마나 기쁜 일인가요.
저와 같은 곳을 보고 나아갈 한 명의 동지를 얻은 기분입니다.
그것도 저를 닮은 동지를요.
뒤집기 이후로도 많은 발달 과정을 거쳐 지금 아이들은 저와 같이 잘 걷고 잘 뜁니다.
허리도 아프지 않죠.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희한하게도 아이가 앉은 날, 서게 된 날, 걷게 된 날은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첫째 아이는 104일에 둘째 아이는 96일에 뒤집었다는 사실은 아이들이 10살, 7살이 된 지금까지도 선명한데 어째서 다른 날은 기억나지 않는 걸까요?
보통의 부모들도 뒤집기를 성공한 날을 그토록 축하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뒤집기에 도대체 무슨 비밀이 숨어있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