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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요기코 Nov 08. 2022

Ep.6 백화점 매장에서 일한다는 의미?

Working at stores in department stores

화려한 조명 아래 형형색색의 브랜드의 다양한 제품이 즐비한 백화점과 오프라인 쇼핑몰. 팬데믹으로 인한 대형 오프라인 유통 채널의 위기를 잠시 거론됐고 막대한 손실에 대한 두려움도 커졌지만, 2022년 7월 현재 백화점과 오프라인 유통사들은 여전히 건재하다고 할 수 있다.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제한과 해지 여부에 따라 유통사들과 유통사 내 입점되어 있는 브랜드들의 매출이 롤러코스터를 타듯이 오르락 내리락 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결국 오프라인 유통사와 브랜드들은 저마다의 방법으로 팬데믹의 위기를 이겨냈고 2020년 대비 2021년 국내 Big 5 백화점들의 매출은 20%가 늘어난 약 34조의 매출을 올렸다. 


2021년 국내 백화점 5개사 매출 추이

이미지 출처


물론 이러한 오프라인 유통사들의 신장의 주요 요인으로 해외 명품 브랜드의 국내 시장 내 활약상과 성장을 손꼽는다. 해외 명품이 국내 백화점을 먹여 살린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해외 명품들의 막대한 자본력과 마케팅 비용을 바탕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은 가파르게 올라가고 있다. 인구 5,000만 명 규모의 나라가 전 세계 7대 명품 시장 내 포지션 되어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한국인들의 명품 사랑은 정말 뜨겁다고 할 수 있다. 명품과 한정판 에디션은 계속해서 오른다는 믿음으로 백화점 앞에서 밤을 새우며 장사진을 치기도 하고, 명품 리셀을 통한 재테크를 위해 위험천만한 오픈런을 강행하는 일도 이젠 뉴스에서 흔히 보고 들을 수 있는 일이 됐다. 


나이키 조던 골프 오픈런 @신세계 동대구점


저자는 전국에 있는 백화점과 복합쇼핑몰을 많이 다니는 사람 중 하나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쇼핑을 좋아해서가 아니다. 코로나19와 관계없이 정규/단기 매장 입점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매장 위치, 상황, 현황, 관계자와의 미팅을 하기 위해 매장 방문은 필수다. 가끔 가족이나 지인들과 놀러 가더라도 직업 본능이 스멀스멀 올라와 어떤 매장이 입퇴점이 되었고 또 어떤 디자인의 매장들이 고객들의 이목을 끄는지 자연스럽게 보게 된다. 많은 것이 온라인 채널에서 해결되는 세상에서 살고 있지만, 소위 "백화점 브랜드"라고 불리며 잘 나가는 브랜드들은 오프라인 채널로 집결된다. 보는 것이 믿는 것이라는 말처럼, 현실 속 트렌드를 가장 직접적으로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런 트렌드와 유행에 극히 민감한 백화점과 복합쇼핑몰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우선, 크게는 두 종류의 부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 부류는 백화점 매입 부서와 매장 입퇴점을 협의하는 영업 담당자들과 매장 디자인과 마케팅을 진행하는 담당자들로서, 매장의 컨셉, 전략, 운영 방향을 만들어 간다. 또 한 부류는 백화점과 복합쇼핑몰의 켄텐츠라고 불리는 브랜드 매장에서 일하는 매장 직원들이다. 이 두 종류의 사람들은 각각 다른 회사의 소속으로 각각 서로 다른 입장을 가지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는 저자의 입장에서 매장에서 판매하는 직원들에게 대해 솔직한 이야기를 나누고자 한다. 



매장 직원이 되는 경우는 경로는 다양하다. 젊었을 때 매장 아르바이트하면서 매니저가 되는 이들도 있고, 경력 단절이 되어 판매 사원이 되는 경우도 있으며, 판매하는 것이 좋아서 매장 매니저가 되기도 한다. 어떠한 경우이든, 매장에서 일한다는 것은 판매와 직결된다. 실제 경험에 비춰보면, 판매 사원의 판매 숙련도, 설득력, 판매 스킬 등이 매장의 매출을 좌지우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각 브랜드가 가지는 있는 브랜드 인지도, 마케팅, 다양한 할인 이벤트와 프로모션 또한 매장 매출에 큰 영향을 주지만, 명품이건 스몰 브랜드이건, 매장 직원 교육에 브랜드들은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한다. 실제로 매장에 맞지 않는 판매사원을 뽑아 브랜드에 대한 신뢰나 인식이 나빠지기도 하고, 마케팅에 별도로 돈을 투자하지 않아도 판매사원의 스킬에 따라 큰 매출을 내는 브랜드들도 있다. 결국, 사람과 사람과의 만남과 소통을 통해서 고객과 판매원의 교감이 생기고 이에 매출 곡선도 달라진다. 


사진 출처: 잡아봐


지금은 많이 나아졌다고 하지만, 종종 뉴스 미디어를 통해 백화점 고객들이 판매사원들에게 갑질을 하거나, 폭언과 욕설, 심지어 폭행까지 하는 경우를 접하게 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이 가지는 힘이 크다고 하지만, 개인적으로 21세기 문명사회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한다. 잡아봐라는 사이트에 따르면, 감정노동자들은 고객의 폭언과 욕설 등으로 인해 약 50%는 불면증, 우울증을 겪고 있으며, 자살충동의 경우 일반 노동자에 비해 4배 이상 높다는 연구결과가 있다고 한다. 판매사원들 또한 멋진 부모님들의 귀한 자식들이며 한 가정의 존경받는 엄마, 아빠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한다면, 백화점 갑질은 뿌리 속까지 근절되어야 한다. 



그래도 희망적인 것은 천사 같은 고객들도 있다는 것이다. 수고하는 매장 직원들에게 "좋은 제품을 소개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을 건네거나 "덕분에 좋은 제품과 브랜드를 알았으니 지인들과 다시 방문하겠다"라는 말 한마디를 건네는 고마운 분들이다. 가끔은 한 발걸음 더 나아가 매장 직원들에게 음료수나 간식을 건네주는 고객들도 있다. '내 돈 내고 내가 사는데, 굳이 이렇게 까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결국 사람과 사람의 관계 아니겠는가? 감정노동을 하는 만큼 판매직원들에게 건네는 작은 손길은 판매사원들을 하루 종일 춤추게 한다. 



가끔 매장에서 일하다 보면, 손님 한 명 찾아오지 않는 경우도 있다. 사람에 "굶주린" 판매사원들에게 이런 경우는 그 어느 때보다 하늘이 무너지는 느낌이다. 마치 잔치를 준비하기 하루 종일 수고했는데 아무도 찾아오지 않을 땐, 마치 식어가는 음식을 처량하게 보고 있는 것과 같은 기분이다. 한 마디로 기빠지는 일이다.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붐비는 주말보다 주중에 이런 경우가 발생하는데, 판매사원에게는 누구라도 붙잡고 심정이다. 이럴 땐, 애써 정리해놓은 매장을 어린아이들이 와서 어질러 놓고 가도 반가운 마음마저 든다. 매장 직원에게 고객 한 사람 한 사람은 정말 소중한 존재이다. 



어쩌면, 당연한 소리 같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단 한 가지이다. 우리 회사도 매장 직원들과 함께 일하고 그 매장 직원들을 통해서 상당한 부분의 매출을 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매장 직원들의 그날의 기분과 감정이 회사 매출과도 직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매장 직원들도 실수하는 경우가 많고 특히 숙련되지 않는 매장 직원들인 경우 더 그런 현상이 더 자주 일어난다. 그럴지라도, 조금만 마음 문을 열고 매장 직원들에 대한 배려심을 조금만 가져주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혹자는 판매직원들은 화려한 조명과 아름다운 인테리어 디자인 공간에서 다소 편하게 일한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들 또한 그 어느 누구처럼 실수를 할 수 있고 부족할 수 있다는 것. 어쩌면, 고객에 대한 애정 속에서 가끔은 하지 말아야 할 말과 행동을 하고 이로 인해 오해를 사기로 한다는 것. 단순히 하나의 제품을 더 팔기 위해서 혀에 기름칠만 한 사람들이 아니라는 것. 고객과의 관계를 그 누구보다도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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