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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gree Jul 05. 2017

프로젝트 베트남

베트남 가정식 요리책 


소소히 나의 이야기를 나누고 멀리 있는 나를 걱정하는 가족들을 위해 쓰는 카카오 스토리에 문득 작년 이맘때쯤의 나의 모습이 떠 있었다. 그리고 해맑게 웃으며 바닷가에 누워 놀고 있는 사진 속의 나를 보니, 어른들 말씀이 틀린 것 하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치 앞도 못 보는 것이 인생이라고. 나는 저때만 해도 몰랐다. 내가 이런 낯선 곳에서 말도 통하지 않는 사람들과 같이 일하고 지내고 있을지는. 


어느 날 갑자기 문득 


그렇게 결정해서 작년 10월 말 열흘, 올해 2월 두 달, 그리고 6월 다시 이곳에 돌아왔다. 이번에는 4개월 정도 있을 예정이다. 그렇게 횟수로 따지니 아직 8개월 남짓도 안 되는 짧은 시간에 그동안 상상도 하지 못하는 일들을 하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지루할 수 없는 신기한 날들을 살아가고 있다. 


처음 이곳에 왔을 때 음식 때문에 크게 탈이 난적이 있다. 작년 11월이었으니 내가 원래 사는 뉴욕은 겨울이고 난 한 여름 그것도 쨍쨍 찌는 날씨에 위생상태가 퍽 좋지 않은 이곳의 음식들을 생각 없이 마구 먹은 결과였다. 하필 탈이 난 것이 돌아가기 이틀 전이라 나는 비행기를 타는 날까지도 상태가 몹시 좋지 못하였다. 덕분에  기본으로 1시간 정도 기다려야 들어가는 호찌민 공항에서 VIP 게이트에, 에스코트 서비스, 그리고 공항 거주 의사님까지 만나는 호사를 누리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아마 심리적인 영향이었는지 비행기를 타고 호찌민을 떠나는 순간 나는 거의 정상이었다. 음식 때문에 심하게 고생을 한 기억 때문인지 두 번째 이곳을 방문했을 때는 아침에 일어나 꼭 따뜻한 물을 한잔 천천히 다 마시고 되도록이면 집에서 친구 어머니가 해 주는 깨끗하고 정갈한 베트남 가정식을 위주로 먹고 밖에서 사 먹는 음료나 생 채소는 극히 가려 생활하였다. 그런 이유 때문인지 올해 2월부터 두 달 있는 동안에는 한 번도 아프지 않고 몸무게도 3킬로 정도가 저절로 빠져 지인들이 내가 베트남에서 꽤 고생을 하나보다 하고 생각하게 하였다. 뭐, 어쨌든 여자가 살이 빠지는 것은 성형 수술보다 더 반응이 좋다고, 주변의 반응들을 좋았다.


뉴욕에 돌아가자마자 이상하게 베트남에서 잘 먹지 못하던 아이스크림이 너무 먹고 싶어 처음 일주일 간에 하겐다즈 6통을 먹는 사단이 발생하였다. 그리고 당연히 쉑쉑 버거도 그 첫 주에 두 번은 먹은 것 같다. 

그리고 미련 없이 떠난 줄 알았던 3킬로는 다시 돌아왔다. 


6월에 다시 돌아온 이곳의 생활은 지난 2월의 생활과 크게 다르지 않다. 아침에 일어나면 운동하고 따뜻한 물 한잔 천천히 마시고 친구네 어머니의 가정식을 먹는 그런 일상. 그런데 신기하게 또 살이 조금씩 빠지고 특히 아침에 일어나면 배가 텅 빈 기분 좋음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것이다. 실은 나는 이곳 베트남 친구나 직원 들에 비해 두배 정도를 먹는다. 처음 같이 아침으로 국수를 먹으러 갈 때 나는 한 그릇 양이 너무 적어 두 개를 시켜 먹어야만 했다. 아마 베트남으로 여행 오는 한국 사람들도 나처럼 이곳의 일 인분 양이 좀 적다고 느끼지는 않는지. 어쩃든 보통 사람보다 많이 먹는 나를 위해 친구 엄마는 매일 같이 신선한 음식을 많이 만들어 주시고 내가 잘 먹는 모습에 흐뭇해하신다.라고만 하면 그냥 좀 심심한 생각이 들어 이곳에 있는 동안 뭔가 특별한 추억을 만들고 싶어 졌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베트남 가정식 요리책


나를 포함하여 대부분의 사람들은 베트남 음식 하면 쌀국수 포, 그리고 베트남 샌드위치 반미 정도 아는 것이 대부분일 것이다. 하지만 내가 마주한 베트남 가정식은 훨씬 다양하고 이름이나 재료들이 생소한 것이 많이 있다. 난 매일 친구 엄마 ( 나는 그냥 엄마 '베트남어:메'라고 부른다)의 음식들에 반해 엄마께 음식을 배우고 싶다고 하였고 엄마는 흔쾌히 그렇게 하겠다고 하셨다. 그리고 오늘 아침부터 시장을 쫒아 가는 것으로 나의 프로젝트 베트남중 베트남 가정식 프로젝트 '메 어이' (한국말 표기: 엄마!)를 시작하려 한다. 


나의 글들이 그리고 언젠가는 출간했으면 하는 바람이 이곳 베트남 사람들에게 작은 기쁨이 되고 또한 이 음식들로 조금 더 건강한 인생을 더 많은 사람들이 살 수 있기를 바라본다. 


아침시장 단단한 열매들을 파는 아주머니 (고)




Yogree는 이것저것 하는것 좋아하는 문어 성질의 유목민으로 뉴욕, 밴쿠버, 한국, 호치민을 나누어 살고 있습니다.  호치민 에서는 떡 만들고 교육, 커피 관련 업종으로 먼나라 미인으로 활동중입니다. 2017년 여름은 호치민과 한국에 거주합니다.


요그리의 어린이 동화책은 여기 W.A.Y. https://brunch.co.kr/@yogree/8 #브런치

요그리의 뉴욕 영감 글은 여기  아메리카노 https://brunch.co.kr/@yogree/7 #브런치

이제 시작한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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