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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마음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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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영신 Feb 21. 2023

치열함, 희망.


근래에 가장 많이 하는 것이 무엇인지 돌이켜 보면 ‘다독’인 것 같다. 지난 2년 동안은 평생토록 등한시했던 소설들을 많이 읽었고, 올해는 책 외에도 세상 도처에 흩어져 있는 여러 종류의 글을 읽는 중이다. 사설, 인터뷰, 블로그 등 누군가의 생각과 관념이 오롯이 담긴 그런 글들 말이다.



인간은 필요에 따라 사고하고 행동한다. 나의 변덕스러운 글 읽기 또한 그 공식을 벗어나지 못했을 것이다. 최근 글에서도 솔찬히 밝혔던 바와 같이 나는 여태껏 경험하지 못했던 강렬한 지적 갈증을 느끼고 있다. 그것이 비단 음악이나 미술, 사진, 패션처럼 특정 장르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장르들의 조화, 복합적 산물에 대한 고민들이다. 조각들은 모았으나 이를 어떻게 ‘조합’해서 내놓을지에 대한 고찰이라 해야 할까. 불행하게도 난도가 높은 일에는 정답이 없듯이 내가 고민하고 있는 ‘복합적 결과물‘과 ‘완성도’를 도출할 명확한 방법론은 세상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세상에 정답 따윈 없어”라고 줄곧 말해왔지만 역시 인간은 간사한지라 막상 절박한 상황이 되니 정답이 딱 하고 나와주길 바라는 마음은 쉽사리 걷어낼 수 없는 것 같다.



그러나 소망은 소망이고, 현실은 현실이다. 내가 처해있는 현실은 소망에 안주할 것이 아니라 치열하게 고민하고 공부하며, 경험으로 치환해야 한다. 그래서 그 과정의 일환이 다독이 되었고, 이전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집중력을 요구하는 일상이 되었다. 나도 처음 접해보는 치열함이기에 길을 잃은 듯 당황스럽고 어색하다. 절실한 만큼 이 길이 맞는지에 대한 의구심도 여느 때보다 강렬하다. 그러나 그 와중 내가 품고 있는 긍정적이고 단단한 마음은 지금 이 과정이 내 인생에 가장 비옥한 자양분이 되어줄 것이란 사실이다. 비록 의구심이 짙은 여정이지만 이런 생각을 품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고, 용기를 내볼 법한 일이라 생각한다.



인생이 쉽다고 생각한 적은 없지만 그렇다고 인생을 즐기는 일을 포기하고 싶진 않다.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품고 있는 가짐이, 불확실성 속에서도 원하는 바를 이뤄내기 위한 도전과 용기가 인생을 즐길 수 있는 자세의 밑거름이 되어주리라 믿는다.


아직 먼 만큼, 더 힘차게 뛰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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