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간용 파이프 디자인 권리범위확인 — 특허법원 2025허10295
디자인 등록을 받은 권리자가 "우리 디자인은 참신하니 유사의 폭을 넓게 봐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특허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공지된 선행디자인이 이미 존재한다면 참신성 주장은 설 자리를 잃고, 유사의 폭은 오히려 좁아집니다. 2025허10295 판결이 보여주는 핵심입니다.
D 주식회사는 '난간용 파이프' 디자인(등록번호 제1223697호)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보안·추락·투신 방지 목적의 안전난간에 설치되는 회전 파이프로서, 측면에서 삼각형 돌출부들이 반복되는 특징적인 단면 형상이 창작 핵심이었습니다.
D사는 경쟁사인 주식회사 A가 자신의 등록디자인과 유사한 디자인을 실시하고 있다고 보고, 특허심판원에 적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을 청구했습니다. 특허심판원은 2025. 2. D사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등록디자인은 참신한 디자인으로서 유사범위를 넓게 보아야 하고, 주된 창작적 모티브가 같아 확인대상디자인은 권리범위에 속한다"는 이유였습니다.
A사는 불복하여 특허법원에 심결취소소송을 제기했고, 특허법원 제1부는 2025. 8. 14. 심결을 취소했습니다. 심판원의 결론이 완전히 뒤집힌 것입니다.
양 디자인의 공통점은 분명히 존재했습니다. 옆으로 긴 다각형 봉 형태, 외주면에 삼각형 돌출부들이 일정 간격으로 반복되는 구조, 정면에서 수평직선으로 보이는 패턴 등이 그것입니다.
그런데 차이점도 적지 않았습니다.
돌출부 개수: 등록디자인 6개 vs 확인대상 8개
돌출부 끝부분: 등록디자인은 뾰족하고 구멍 있음 vs 확인대상은 각진 'ㄷ'자, 구멍 없음
돌출부 사이 형상: 등록디자인은 2단으로 각이 짐 vs 확인대상은 매끈한 곡면
고정핀: 확인대상에만 4개 막대가 수직 교차하는 형상 존재
정면 패턴: 등록디자인은 좁고 넓은 간격이 반복 vs 확인대상은 단순 수평직선
법원은 이 차이점들이 심미감에 미치는 영향에 집중했습니다. 확인대상디자인의 고정핀 형상은 두꺼운 직선이 수직 교차하는 구조로, 곡면 중심의 외주면과 뚜렷이 대비되어 보는 사람의 시선을 가장 먼저 잡아끄는 요소라고 판단했습니다. 등록디자인에는 아예 없는 형상이었습니다.
또한 촘촘한 8개 돌출부가 매끈한 곡면으로 이어지는 확인대상의 인상과, 6개 돌출부 사이에 2단으로 각이 진 등록디자인의 인상은 전혀 달랐습니다. 법원은 두 디자인이 "지배적 형상이 상이하여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상이한 심미감을 느끼게 한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D사의 참신성 주장이었습니다. D사는 "측면에서 삼각에 가까운 꼭짓점 형태로 돌출된 부분에 의해 다수의 오목곡면을 가지는 단위 형상이 반복되고, 돌출부 높이가 기본 원형 반지름의 절반에 가까운 형태"는 기존에 없던 독창적 디자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참신한 디자인일수록 유사의 폭이 넓어진다는 법리를 활용하려 한 것입니다.
그러나 법원은 선행디자인들을 검토한 결과, D사가 주장하는 특징적 형상과 동일하거나 유사한 형상이 이미 여러 선행디자인에 공지되어 있다고 인정했습니다. 난간용 포스트, 난간용 주주, 휀스용 지주 등 다양한 선행디자인에서 이미 삼각형 돌출부가 반복되는 중공 원형 형상이 나타나고 있었습니다.
"등록디자인은 공지된 형상에 돌출된 부분의 높이가 기본 원형의 반지름의 절반에 가까운 형태를 추가하고 있기는 하나, 이는 공지된 형상에 돌출부 높이를 변형한 것에 불과하므로 기존에 없었던 참신하고 독창적인 디자인이라고 보기 어렵다."
이처럼 공통점이 이미 선행디자인에 공지된 부분이라면, 그 공통점의 중요도를 낮게 평가해야 하고, 참신성도 부정됩니다. 유사의 폭은 좁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D사는 두 가지 추가 주장도 펼쳤습니다.
"측면부는 설치 시 난간 지주에 가려지므로 요부가 될 수 없다"는 주장에 대해, 법원은 디자인 유사 여부는 사용시뿐만 아니라 거래시의 외관도 고려해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파이프를 구매하거나 시공 전 단계에서 측면은 충분히 눈에 띄는 부분이라는 것입니다.
"고정핀은 파이프를 고정하기 위한 기능적 형상이므로 중요도를 낮게 봐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기능적 형상이더라도 대체 가능한 형상이 존재하면 중요도를 낮출 수 없다고 했습니다. 파이프를 고정하는 방법이 4개 막대 외에도 존재하는 이상, 그 형상이 기능 확보에 불가결하다고 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 사건은 디자인 분쟁 실무에서 중요한 교훈을 여러 가지 남깁니다.
참신성 주장은 선행디자인 조사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권리범위 확인 단계에서 유사의 폭을 넓히기 위해 참신성을 주장하려면, 등록디자인의 핵심 형상이 선행디자인에 공지되어 있지 않음을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핵심 형상이 선행디자인에 이미 존재한다면 참신성 주장은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기능적 형상 항변은 불가결성 입증이 관건입니다. 상대방 디자인의 특징적 요소를 기능적 형상이라 주장하여 중요도를 낮추려면, 그 형상이 해당 기능을 위한 유일한 수단임을 입증해야 합니다. 대체 형상이 하나라도 존재하면 항변은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
물품 명칭이 달라도 용도·기능이 유사하면 선행디자인이 됩니다. 교량용 난간동자, 방범창용 창살, 휀스용 지주 등 명칭이 전혀 다른 물품들이 모두 '난간용 파이프'와 유사 물품으로 인정됐습니다. 디자인 출원 단계부터 동종 업계 유사 기능 물품들을 폭넓게 선행조사해야 합니다.
심판과 소송은 다른 결과를 낼 수 있습니다. 이 사건처럼 심판원과 법원의 결론이 정반대로 갈리는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 심판원은 창작적 모티브의 공통성에 주목하고, 법원은 공지부분의 중요도 제한과 심미감의 상이에 주목했습니다. 초심 단계의 결과에 안주하지 말고 소송까지 대비한 전략을 준비해야 합니다.
이 판결에는 더 깊이 살펴볼 내용이 있습니다. 디자인 유사 판단의 '전체 관찰 원칙'이 공지부분 법리와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그리고 권리범위확인심판에서 복수 항변 전략을 어떻게 구성해야 하는지를 홈페이지에서 자세히 다뤘습니다.
더 깊이 알고 싶다면 원문 전체 분석 → sodamip.com 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디자인 유사 판단 전체 관찰 원칙 vs 공지부분 중요도 제한 — 두 법리의 상호작용
권리범위확인심판 피심판청구인 측 복수 항변 전략 구성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