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표 권리범위확인심판 성공 사례 분석
음식점 간판에 남의 등록 서비스표와 같은 문자를 쓰면 서비스표 침해가 됩니다. 심지어 '내 사업자등록 상호를 그대로 썼다'는 항변도, 간판에 도형을 더하거나 글자 크기를 다르게 표시했다면 통하지 않습니다. 2025년 9월, 특허심판원은 사건 2024당1460에서 이를 명확히 확인해 주었습니다.
특히 이 사건은 두 가지 점에서 주목할 만합니다. 하나는 '미평', '불고기', '대패삼겹 전문'처럼 식별력 없는 구성 요소들 사이에서 '칠우'라는 요부만을 추출하는 체계적 접근이 유효하다고 심판원이 인정하였다는 점입니다. 다른 하나는 상표법 제90조의 상호 사용 항변이 간판 디자인 방식에 따라 쉽게 배척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는 점입니다. 음식점 사업자라면 상호 등록 외에 상표등록의 필요성을, 상표 권리자라면 침해 대응 수단으로 권리범위확인심판의 활용 가능성을 이 사건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의 서비스표 권리자는 2011년에 '칠우'를 상표등록하고, 한식점업·불고기요리전문점업 등 제43류 서비스업에 대한 서비스표등록 제222540호를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2022년에도 갱신을 마쳐 적법하게 존속 중인 권리였습니다.
문제는 전라남도 여수시의 한 음식점에서 시작되었습니다. 해당 음식점은 전면 1층 간판, 측면 간판, 유리창, 메뉴판에 '미평칠우불고기'라는 문자와 돼지 모양 도형, '대패삼겹 전문'이라는 문구를 결합한 표장을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개업은 2022년 3월로, 등록서비스표보다 약 10년 이상 늦은 시점이었습니다.
권리자를 대리한 특허사무소 소담은 적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을 청구하여 이 확인대상표장이 등록서비스표의 권리범위에 속함을 공적으로 확인받고자 하였습니다. 적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은 등록상표 권리자가 청구인이 되어 특정 표장이 자신의 등록 권리범위에 속하는지를 심판원이 공적으로 확인해 주는 제도로, 후속 침해금지청구나 손해배상청구 등 민사소송에서 유력한 증거로 활용됩니다.
상대방은 두 가지 방어 논리를 폈습니다. (1) '칠우'는 다의어이므로 확인대상표장 전체가 '미평칠우불고기' 또는 '칠우불고기'로 호칭되고, '칠우'만으로 분리되지 않는다는 주장. (2) 간판의 '미평칠우불고기'는 자신의 사업자등록 상호와 동일하므로 상표법 제90조의 '상호의 상거래 관행에 따른 사용'에 해당하여 서비스표권의 효력이 제한된다는 항변이었습니다.
심판원은 두 주장을 모두 배척하고 청구인용 심결을 내렸습니다. 심판비용 역시 피청구인이 부담하도록 결정되어, 실질적으로 청구인 측의 완승이었습니다.
결합상표의 유사 여부를 판단할 때, 전체관찰이 원칙이지만 독립적으로 출처표시 기능을 하는 요부가 있다면 그 요부로 대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대법원 2015후1690 판결 등).
심판원은 확인대상표장의 각 구성 요소를 다음과 같이 분석하였습니다.
미평: 전라남도 여수시 행정동 명칭 — 서비스 제공 장소를 나타내는 지명, 식별력 미약
불고기: 음식 종류를 직접 나타내는 기술적 표현 — 식별력 없음
대패삼겹 전문: 서비스 품질과 내용을 나타내는 표시 — 식별력 없음
칠우: 중국 당속악의 악조, 조선시대 문신의 호 등 여러 의미가 있으나, 이 모든 의미가 간이식당업과 무관하여 식별력이 없다거나 미약하다고 볼 사정이 없음 — 독자적 식별력 보유
시각적으로도 주목할 부분이 있었습니다. 문자 '불'의 색깔이 '칠우'의 색깔과 달리 표시되어 있어, '칠우'가 다른 문자와 외관상으로도 분리됩니다. 또한 문자 전체가 14음절에 달해 한 번에 호칭하기 어렵고, 전단·중간·후단 각 부분이 새로운 관념을 형성하지도 않으므로 '칠우'로 분리 인식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되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심판원은 확인대상표장이 '칠우', '칠우불고기' 또는 '미평칠우불고기'로 호칭·관념되고, 일요부인 '칠우'와 등록서비스표 '칠우'는 호칭·관념이 동일하며, 양 서비스업도 동일·유사하여 출처 혼동 우려가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외관은 도형 유무와 글자 수로 인해 다르지만, 호칭·관념이 동일한 이상 유사성 판단은 피할 수 없다는 것이 심판원의 결론이었습니다.
"확인대상표장은 그 구성 중 '칠우' 부분만으로도 분리 인식되며,
이 부분이 등록서비스표와 호칭 및 관념에서 동일하므로 양 표장은 유사하다."
— 특허심판원 2024당1460 심결
상표법 제90조 제1항 제1호는 자기의 상호를 '상거래 관행에 따라 사용하는 상표'에는 서비스표권의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고 규정합니다. 피청구인의 사업자등록 상호가 '미평칠우불고기'인 것은 사실이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 판례는 '상거래 관행에 따른 사용'이란 독특한 글씨체·색채·도안화 등 특수한 태양으로 특별한 식별력을 갖도록 하지 않고 표시하는 것을 의미하며, 일반 수요자가 표장에서 상호를 인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대법원 2010후3387 판결, 2014다59712 판결 등).
심판원이 배척 근거로 든 네 가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도형에 의한 분리 강조: '칠우불고기'를 돼지 모양 도형이 둘러싸, '미평'과 '칠우불고기'가 외관상 분리되고 '칠우불고기' 부분에 특별한 식별력이 부여되어 있었습니다.
글자 크기 차등: '미평'과 '칠우불고기'의 글자 크기가 달라, 상호 전체를 균등하게 표시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상호 일부 생략: 측면 간판과 유리창에는 '미평' 없이 '칠우불고기'만 표시되어 있었습니다. 상호 전체를 충실하게 나타내려는 의사가 없었다는 방증입니다.
저명한 약칭 불인정: '칠우불고기'가 '미평칠우불고기'의 '저명한 약칭'이라는 별도의 입증이 전혀 없었습니다.
상거래 관행에 따라 상호를 사용한다'는 것은 도형 결합, 글자 크기 차이,
상호 일부 생략 등 특수한 태양으로 특정 부분을 강조하는 방식은 포함되지 않는다.
— 심판원 요지 정리
요부 추출은 소거법으로: 결합표장에서 지명·음식명·품질표시를 체계적으로 제거하면 식별력 있는 핵심 문자가 남습니다. 음식점 상표 분쟁에서는 이런 패턴이 반복되므로, 권리자는 요부를 명확히 특정하여 심판 전략을 세워야 합니다. 이 사건처럼 '미평'(지명), '불고기'(업종명), '대패삼겹 전문'(품질 표시)을 순서대로 식별력을 부정하는 방식이 효과적입니다.
상호 사용 항변은 '소박한 표시'에만 통합니다: 도형 추가, 글자 크기 차별화, 상호 일부 생략 중 어느 하나라도 있으면 제90조 항변이 배척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간판 제작 단계에서 이미 상표권 침해 여부를 검토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사업자 입장에서는 간판을 화려하게 꾸밀수록 '상거래 관행에 따른 상호 표시'라는 방패를 스스로 내려놓는 셈이 됩니다.
저명한 약칭 입증은 별도 과제: 상호에서 지명 부분을 생략한 약칭을 간판에 사용하더라도, 그 약칭이 거래계에서 '저명하게' 알려져 있다는 증거가 없으면 제90조의 보호를 받지 못합니다. 약칭 사용이 불가피하다면 그 저명성을 사전에 준비하고 입증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적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의 전략적 가치: 인용 심결은 집행력을 갖지는 않지만, 민사 침해소송에서 유력한 증거가 되고 침해자에게 강력한 사용 중단 압박이 됩니다. 침해 사실이 분명하나 합의 전에 법적 근거를 확립하고 싶은 경우, 이 심판을 선제적으로 활용하면 협상력을 높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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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건의 전략 분석, 결합상표 요부 판단의 법리 비교, 유사 침해 사례 체크리스트는 아래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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