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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lolife Feb 25. 2021

사진관 가는 길

오늘은 아이들의 첫 사진관 나들이다. 돌사진 찍기도 힘들다고 하는데 두 명을 동시에 찍어야 한다는 마음에 조금 긴장이 되었다. 다른 아이들은 울고 찍는 사진들도 귀엽고 재밌지만, 막상 부모의 마음은 우리 아이가 환하게 웃는 돌사진을 남겨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요즘은 내내 맑은 날이 계속되었는데, 오늘따라 아침부터 비가 많이 내리기 시작했다. 자연광으로 찍는 사진이라 날씨가 신경 쓰였지만 그동안 가족사진과 아이들 돌사진 즐거운 촬영을 상상하며 설레었다. 


Photo by Gabriele Diwald on Unsplash


자동차를 타고 사진관을 가는 길에 아이들이 보채지 않아 비가 내리는 창문 밖을 보며 여러 생각들이 들었다. 돌사진을 찍는다고 생각하니 지금까지 한 번도 아프지 않았던 쌍둥이들이 너무 고맙고, 육아하느라 고생한 우리 친정 엄마와 부부도 별 탈 없이 흘러온 시간들이 너무 감사했다. 친정집에서 찍는 사진관이라서 친정 아빠까지 함께 사진관에 가서 사진을 찍으니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누구의 표정이 어떻게 누가 어떻게 나왔는지 그 어떤 사진의 퀄리티가 나온다고 하더라도 중요한 건 우리 마음속에 깊게 남은 오늘의 에피소드겠지? 


아이들이 태어나고 지금까지 거의 1년 동안 우리 가족을 응원해준 양가 부모님과 가족들이 있어 행복하단 생각이 든다. 코로나라서 오시지도 못하고 먼 곳에서 항상 어디가 아픈 건 아닌지 잘 먹고 크고 있는지 사진과 동영상을 닳아져라 보시는 시댁 식구들과 직접 몸으로 육아를 분담해준 친정 부모님들이 계셔서 우리 쌍둥이들이 건강하게 잘 보낸 것 같다. 양가의 첫 아이들이라 사랑도 2배 듬뿍, 쌍둥이라 2배 듬뿍 더 받는 것 같다. 


봄을 알리는 비인지 이 비가 다 내리고 나면 새싹들이 나고, 우리 쌍둥이들도 어린이집에 가게 될 것이다. 벌써 엄마의 품을 떠나 아장아장 걸어 나갈 아이들을 생각하니 조금 더 안아줘야지 조금 더 웃어줘야지 하는 생각이 든다. 아이들의 행복한 모습을 보고 어른들도 같이 행복해지는 순간들이 많아진다. 1년 동안 해 온 것보다 더 많이 힘들 수도 있고 어려울 수도 있는 순간들이 오겠지. 하지만 아무것도 모른 채 우왕좌왕 1년을 잘 지내왔던 것처럼 가족들과 함께라면 사랑 듬뿍 쌍둥이들과 더 잘 헤쳐나가야지 하고 굳게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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